소개글
환경적 조건에서 동아시아는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경쟁적인 질서를 가지고 있었다. 지배국인 미국은 중국의 침략적 의도나 이질성 때문이 아니라 국력이 커져감에 따라 중국에 대해 위협적으로 인식했다. 역내 주요국들은 자신들의 처지에 따라 미·중에 균형 또는 편승의 태도를 취하거나 헤징을 했다.
동아시아 패권 확립이라는 전략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은 연성국력 차원에서 신형대국관계, 경제적 차원에서 일대일로, 군사적 차원에서 대양해군이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제 개혁과 법치주의 확립, 양안 관계와 주변 강대국 외교 등 패권 확립을 위해 중국이 해결해야 할 국내외 과제도 산적해 있다. 패권전이를 막기 위해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수단을 통해 중국을 봉쇄·압박하고 있다.
목차
1. 중국의 패권 획득 전략
가. 중국의 전략목표
나. 신형대국관계
다. 일대일로
라. 대양해군
마. 중국의 전술
2. 패권 획득을 위한 과제들
가. 경제구조 개혁
나. 법치주의 확립
다. 주변부 문제
라. 양안 관계
마. 역내 강대국 관계
바. 주변국 외교
제2절 미국의 대응전략
본문내용
신형대국관계에 대한 언급은 차기 최고지도자로 낙점된 시진핑이 2013년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와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처음 언급되었다. 이후 그 자신이 신형대국관계에 대해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 주는 기반 위에서 윈-윈을 위해 협력을 극대화하는 관계(不衝突, 不對抗, 相互尊重, 合作共嬴)”라고 설명했다. ▶역사상 기존 패권국과 부상하는 강국 간에 발생해 온 갈등·대립의 해소 및 신뢰 구축 ▶양국의 서로 다른 체제에 대한 이해와 각자의 핵심 이익에 대한 존중 ▶반테러, 핵확산, 사이버 안보, 환경문제 등 세계적 현안에 대해 양국 협력을 통한 상호이익을 실현하자는 의미다.
신형대국관계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 한인희는 네 가지 요소를 꼽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계기로 미·중 간 국력 격차에 변화가 생겼고, 미국이 반테러에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으로 전략태세를 변화시켰으며, 반소 미·중 협력에서 미·중 경쟁으로 전략의 방침이 변했고, 여러 국제 현안들에 미·중이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들이다.
신형대국관계는 장쩌민 시대에 내걸었던 유소작위나 후진타오 지도부가 주창했던 평화발전론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은 미국이 자신을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인식했고, 이에 따라 전통적인 대국 개념에서 탈피해 대결이나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발전을 표방하면서 미국과 주변 국가들을 안심시키는 새로운 대국관을 세워나갔다. ‘강국에 걸맞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와 ‘평화로운 국제관계 속에서 발전을 이루겠다’는 뜻이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고 신형대국관계에도 녹아들어 있다. 중국 학계에서는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는다(不衝突, 不對抗)’는 원칙에 대해 미국과의 투쟁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오히려 핵심이익을 옹호하고 평등호혜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투쟁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2등 국가’로서 편입되는 것 이상의 요구를 담고 있다는 의미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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