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생과 염전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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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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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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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수거함에 헌 옷과 이불을 구겨 넣고 돌아오다 뒤돌아보는 순간, 이 시의 화자는 수거함 바깥으로 흘러나온 “언젠가 간장을 쏟았던 팔 한쪽”을 발견한다. 이 팔 한쪽은 이미 ‘나’의 몸을 떠난 것이지만, 그러나 ‘내’가 속했던 ‘내부’와 ‘시간’에 대한 중요한 암시를 전해준다. “타인의 눈에서 잠시 빌렸던 내부나/주머니처럼 자꾸 뒤집어보곤 하였던/시간 따위도 모두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그 장면을 통해 시적 주체가 직관하게 되는 생의 상황이다. “내가 모르는 공간이 나에게/빌려주었던 시간”이라는 표현이 압축하고 있는 것처럼, ‘옷’과 ‘이불’과 ‘창문’의 이미지들은, ‘내 생’이라는 것이 낯선 공간에 ‘내’게 빌려준 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시적 주체가 자기동일성의 근거로서의 ‘나의 시간’으로부터 거리를 벌리는 이와 같은 상황은 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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