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축구 그리고 세 개의 조국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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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在日), 자이니치라고 불리는 재일교포. <MBC 스페셜>에서는 27일 밤, 자이니치라는 이름으로 축구 선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정대세·정이세 형제와, 이충성, 박강조 선수라는 다소 생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방송 마지막 엔딩에서 나열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들,... 경술국치 100년이라는 의미(?)있는 광복절을 보내기도 했던 이번 해, 우리가 잊고 있던 ‘재일’교포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들에겐, 이런 일이 아니면 이들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는 것은 아닌가 싶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했다. 경술국치가 국권을 상실한 가슴 아픈 기억이니만큼, 이번 <MBC 스페셜>에서도 ‘국가’, ‘국적’이라는 문제가 가장 중심에 놓였음은 두 말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다룬 것은 국가라는 이념을 공고히 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애국지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조선’, 그리고 ‘일본’이라는 어느 국적에도 완벽하게 소속될 수 없는 ‘자이니치’,... 그들의 운명은 분명 근대라는 인류사적 흐름이(이것은 일직선상에 시간을 놓고, 토막 낸 부분 중 하나일 뿐이다) 낳은 아픔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하나의 국적을 힘겹게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어디에도 안착할 수 없고, 타인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었던 사람들. 겨우 나라이름 몇 자로는 규정될 수 없었던 그들의 진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방송에서 이충성 선수가 ‘서투른 한국말’로 인터뷰를 하다가 일본과 한국 양쪽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이제부터는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 그의 마음이 뜨겁게 전해져 왔다. 아무래도 그 ‘서투른 한국말’이 한국인들에게는 “아, 저렇게 우리말을 잊지 않고 있었구나, 라는 ‘허황된 애국심’을, 일본인들에게는 ‘역시 재일은 믿을 수 없어’라는 비아냥과 비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알았던 것은 아닐까.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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