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화훼영모화 작가및 작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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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자연을 숭상했을 분만 아니라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 여겨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삶을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선조들은 대자연에서 나무와 꽃, 새와 나비 같은 동식물에까지 자신의 감정과 이상을 투영했으며, 그로부터 많은 영감과 교훈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그러한 감흥을 글과 그림으로 담아냈다.
선사 시대의 암각화나 청동기에 새겨진 여러 동식물을 통해 그때부터 동식물이 그림의 소재로 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에 이르기까지 동식물은 꾸준히 그려졌고 가장 사랑받는 그림의 소재로 자리잡았다. 화조, 화훼, 초충, 영모, 어해, 사군자를 그린 다양한 그림이 바로 그 산물이다. 그런데 현재 남아 있는 작품들은 대개 조선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삼국 시대나 고려시대 작품들은 기록으로만 전해지거나 도자기를 비롯한 몇몇 공예품의 문양에서 흔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전하는 조선 초기의 작품도 극히 적어 구체적인 양상을 파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당시 화원 선발 시험에서 대나무가 1등, 산수화가 2등 날짐승과 길짐승을 그린 영모가 3등 화훼와 초충이 4등으로 배점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사군자나 화훼영모를 소재로 하는 그림들이 크게 선호되었고 그 수요 또한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영모는 안견과 안귀생 같은 화원 화가들에 의해 즐겨 그려졌는데 섬세하고 치밀한 필치에 화사하게 채색된 장식적인 화풍이 주류를 이루었다.
조선 중기에 이르러서야 실제 작품을 통해 동식물 그림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에는 신사임당이나 이암과 같이 섬세하고 정교한 채색화를 주로 그린 화가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단순 명료한 느낌의 수묵화충이 선호되었다. 조선의 이념적 기반인 성리학이 점차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성리학적인 가치와 미감이 그림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영모화는 화려함 보다는 고적한 정취와 담백한 풍격이 강조된 작품이 성행했다. 이징, 조속과 그의 아들인 조지운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조속과 조지운 부자는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산새나 까치를 수묵만을 써서 간소하게 그렸는데, 마치 사군자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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