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비평문 제프월 dead troops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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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월은 전통적 사진 생산의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찍는다’ 혹은 ‘포착한다’라는 선입견을 지양하고 사진에 ‘만든다’는 새로운 의도를 도입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카메라로 촬영된 일반적인 사진이지만, 단순한 포착이 아니라 회화처럼 그린 사진을 창출해냈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의 작품을 회화라고 정의하기엔 무리가 있다. 회화의 특성뿐만 아니라 그가 연출한 사진에는 관람자에게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스토리텔링을 하는 효과 또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가 캔버스에 자신의 내면이나 의도를 담아내듯이 제프 월은 자신 내면의 외침을 거대 사진으로 그려냈다. 사진은 굳이 정의하자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기록하는 냉정한 매체라고 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러나 그의 사진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관람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회화스러운 사진인 것이다. 즉, 그는 비슷한듯하지만 엄연히 경계선을 긋고 있는 사진과 회화 그리고 영화라는 모든 매체를 함께 사용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우연성과 단편성은 사진만이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수잔 손탁의 말과는 반대로 오히려 사진을 찍을 때 개입될 수 있는 모든 우연적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연출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제프월은 단순히 피사체를 포착하는 사진작가가 아닌 ‘감독자’에 가까웠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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