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 분석을 통한 시의 해석-이상의 <가정>을 중심으로

목차

1. 이상, 그는 누구인가?1)
2. 가정
3. 새로운 언어 읽기
4. 이상한 이상의 시가 우리에게 공감을 주는 이유
5. 맺으며
6. 참고자료

본문내용

1. 이상, 그는 누구인가?1)
본명은 김해경, 서울 사직동에서 태어났다. 3세 때 백부의 집에 양자로 들 어가 조부, 조모, 백부의 보호 아래 성장했다. 보성고보 시절에는 교내 미 술전람회에서 우등상을 받기도 했으며, 경성 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 했다. 총독부 기사 시절 첫 장편소설 「12월 12일」을 잡지 『조선』에 발 표하였고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시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였다. 폐결핵으로 총독부 기사 직을 사임한 뒤 「오감도」, 「건축무한 육면각체」, 「지도의 암실」등 시와 소설의 창작에 매진하는 한편, 카페 ‘제비’, ‘69’ 등을 경영하였으나 모두 실패하고 만다. 박태원, 정지용, 김기림 등과 구인회 활동을 하였으며 「날개」를 쓴 뒤 동경으로 갔다가 1937년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는 터무니없는 죄목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 건강이 악화되어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동경제국대학 부석병원에서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라는 유언을 남기고 향년 만 26세에 요절했다.

<중 략>

마치 민들레 꽃씨가 날아가는 모양처럼 배열된 글자들은 시가 비단 언어라는 수단 그 하나만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다.

둘째, 공감이 경험의 일치를 일컫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공감은 경험의 온전한 일치를 일컫는 단어가 아니다. 사실 이 강의실에 앉은 우리는 이상의 처지를 이해할 만큼 동일한 강도의 가난을 경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단어의 부피와 밀도를 곱씹으면, 그의 경험을 읽게 되고, 경험에서 새어나오는 그의 감정을 읽게 되며, 우리는 감정으로나마 그의 슬픔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자체가 공감이다. 그의 슬픔이 어느 정도 크기냐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통해 시에 스민 감정 그 자체를 이해하는 과정이 공감이다.

참고자료

· 엄경희, 시(대학생들이 던진 33가지 질문에 답하기), 2010, 새움
· 이상문학전집 1, 1989, 문학사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