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의 정체성과 페르소나의 퇴행적 복원 -20대 대학생 페이스북 사용자를 중심으로-

소개

본 논문은 2011학년도에 페르소나 정체성과 페이스북 사용자들 간의 관계과 그 작용 기제에 관한 논문입니다. 기존 논문들은 온라인 상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을 페르소나 정체성이라는 용어 하나로 일축했지만 우리는 무의식의 자아와 더불어 현실의 자아가 공존하는 복합적 세계라고 생각하고 논지를 전개하였습니다.
더불어 약 100여 명의 실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통계분석과 인터뷰 등을 진행하여 그 타당성을 높였습니다.

목차

Ⅰ. 들어가며
1. 나는 언제든 내가 원하는 내가 된다
2. 기존 연구 및 논의 분석
2. 페르소나를 기반으로 한 연구 방향

Ⅱ. 우리 연구의 이론적 전제
1. 가상 세계 vs 현실 세계? ; 물리적 세계
2. 나는 ‘무엇(what)인가? ; 정체성 (Identity)
3. 사회적 개체로서의 나 ; 페르소나 (Persona)
4. 다시 페르소나로 ; 퇴행적 복원

Ⅲ. 페이스북은 무엇인가
1. 페이스북의 형성과 특징
2. 페이스북의 사용 목적

Ⅳ. 정체성 표출에 대한 실증적 연구
1. 정체성 표출 양상
2. 가상 세계 정체성의 통계적 분석
3. 심층 인터뷰 분석

Ⅴ. 마치며; 오늘날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본문내용

Ⅰ. 들어가며
1. 나는 언제든 내가 원하는 내가 된다

[그림 1] 애니메이션 <마호라바>
‘당신은 하나입니까?’ 라는 질문을 누군가에게 받는다면 자신이 바보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호라바에 등장하는 코즈에1)처럼 다중인격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은 이상은 나는 분명히 하나다. 하지만 친구가 생각하는 ‘나’와 애인이 생각하는 ‘나’, 어머니가 생각하는 ‘나’는 동일한 사람인가? 앞의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인식하는 ‘삶의 주체로서의 자아’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위해 나타나는 ‘타인의 인식 대상으로서의 정체성’ 간의 괴리는 당연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과학자인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은 ‘가면 없는 삶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2) 우리가 인식하는 ‘나’란 쪼개질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전통적 개념이다. 하지만 ‘나’는 규정되어 있기보다는 끊임없이 구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 략>

이 대화가 끝난 후, 지킬은 자살을 하게 된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 조는 페르소나의 퇴행적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융의 이론에 따르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윤리적으로 황폐해지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킬의 자살은 페르소나의 퇴행적 복원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삶의 목적과 의욕을 상실한 한 사람의 절망적 선택의 비극이라 할 수 있다. 페르소나와 자아의 괴리가 클수록, 그리고 페르소나에 의한 억압의 강도가 높을수록 지킬박사와 같은 정신적 불안정 상태는 더욱 심화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사회적 페르소나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신뢰적 단서를 배제한 채 억압된 자아를 해방시킬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논의한 페이스북을 더불어 트위터, 싸이월드 등 SNS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 하이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아의 분열에 대해 혼란함을 느끼던 시절의 지킬과는 달리 우리는 이면적인 자아 표출을 동시간대 내에서 인지하고 있으며 다시 물리적 세계의 페르소나로 큰 거부감 없이 귀속된다. 즉 SNS의 존재는 지킬박사의 자살과 같은 비극적 결말을 방지하고 물리적 세계의 사회 안정성을 유지하게 하는 방파제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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