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건축가를 보고 - 감상문

소개

말하는건축가 정기용 건축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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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말하는 건축가에서 선생님의 죽음은 말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저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그의 ‘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줬으면 합니다.”
우연찮게도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정 재은 감독이 영화관에 gv를 왔었다. 한 관객이 감독에게 ‘말하는 건축가’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물어봤을 때 감독은 선생님께서 워낙 말을 잘하시기도 했고 또한 항상 말하는 것의 배로 생각하시고 행동하시는 분이였다며 그분을 다룬 영화에 가장 어울리는 제목은 말하는 건축가라서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고 했다. 잠시잠깐도 아니고 2~3년 동안 옆에서 항상 지켜보던 사람이 그렇게 말을 했다. 그런 분이 건축을 할 때는 어땠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자신의 모든 사상을 녹여내지 않았을까?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의 글, 그림을 보고 그 사람의 심리상태와 성격을 파악한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의 창작물엔 자신의 ‘정신’이 많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엔 건축가를 떠올리면 도심의 작업실에서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팬을 귀에 꼽고 있는 샐러리맨이 생각났었고 휴머니즘과는 천만광년은 멀어 보이는 직업 같아 보였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그것에 맞게 행하려면 종이 냄새나는 직업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생각은 영화를 보고 보기 좋게 깨졌다. 정기용 건축가는 그 공간에 사는 사람, 그리고 그 주변의 바람, 햇빛, 나무, 하늘까지도 찬찬히 살펴보시고 그 모든 것을 고려해 건축을 하는 내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는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시골마을의 면사무소를 짓는데 건축가는 1층에 목욕탕을 넣을 생각을 한다. 정말 참신하고 기발하다. 아무래도 면사무소라면 거기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나 뭐 이런 관직에 앉은 사람을 생각하기 마련일건데 기발하게도 주민들을 먼저 생각한다. 나 같으면 절대 생각도 못할 발상이다. 예전에 뉴스 기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 ‘아 정말 멋있는 사람이 많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영화를 통해 또 만날지는 몰랐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멋있는 분이었다.
영화에서 자신이 십년 전에 지었던 자두나무 집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건축가는 그 집을 못보고 지나칠 뻔 한다.

참고자료

·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며 정기용/건축가 한겨레/ 2009.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