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공의 마교사전을 읽고……

소개

중국작가 한소공의 `마교 사전` 의 감상에세이(독후감) 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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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한소공의 마교 사전은 작가 본인이 문화 대혁명 시기에 ‘마교‘라는 농촌 마을로 하방되어 내려갔을 때 보고 겪은 마교 사람들의 독특한 생활 문화와 언어 습관을 사전 형식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따라서 마교 사전은 소설이지만 기승전결의 플롯보다는 사전 형식을 취하며, 이야기들은 이어지는 듯 끊어지고, 끊긴 듯 이어진다.
처음 마교 사전을 폈을 때만 하더라도 이 책이 정말 소설인지 헷갈리고 어색했지만, 책을 읽으며 삶이 소설과 같이 하나의 주인공과 하나의 주된 이야기가 존재하는 단순한 형태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오히려 진짜 삶이란 사전 형식과 더 부합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사전 형식의 스토리 텔링 구조가 마교 사람들의 삶을 나타내는 데 인과적인 서사구조보다 더 적합한 표현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작가 스스로가 말하듯이 (마교 사전 1 권 중 ’단풍 귀신‘) 삶은 어느 한 주된 줄거리가 존재하고, 그 줄거리가 인과 관계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이란,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그 삶 속의 주인공이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그 본인에게 있어서는 주된 이야기이다. 작가가 만약 마교의 특정인물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를 중심으로 책을 썼다면 그 인물을 제외한 나머지는 조연 혹은 주변인이며 어떠한 경우에는 무의미한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사전 형식을 취함으로써 마교 사전에 나오는 마교의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횡적 위치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전에는 일반적인 선후관계를 가지는 소설의 스토리 구조가 더욱 자연스럽고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 마교 사전을 다 읽고 나서는 오히려 지금껏 읽어왔던 소설들의 서사구조가 더욱 어색하고 진실되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참고자료

· 마교사전, 한소공 저 심규호, 유소영 역, 민음사,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