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1,527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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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짧은 장편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용이 정말 한 사람의 ‘어머니의 편지’라니 살짝 거리감이 느껴졌다. 내가 과연 이 책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책은 총 52개의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짤막한 각 편지들의 앞부분에는 그에 맞는 이야기들이 쓰여 있었다. 솔직히 나는 뒤에 짤막하게 나오는 그 편지들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 앞에 나오는 이야기만으로도 내겐 충분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중의 하나는 이런 것이었다. 한 회사의 면접시험. ‘원고지에 간단한 회의 통지문을 작성하시오.’ 하지만 취업생들 앞에 놓여진 건 백지 한 장과 펜 한 자루뿐이었다. 여기서 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회의 통지문이 뭐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페이지를 읽는 순간 ‘아차’싶었다. 제시된 문제에서는 ‘원고지’였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백지’였던 것이다. 결국 ‘원고지는요?’하고 물은 단 한명만이 이 시험에 합격했다. 난 잠시 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앞쪽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원고지’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여기서 나는 내 부주의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모든 일에 신중히 생각하고 의심하고 질문하자.’
다른 것은 이러한 것이었다. ‘당신을 도와준 사람이 다시 당신을 돕는다.’ 흔히 사람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은혜를 먼저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게 진정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일찍이 나에게 이미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이라고 한다. 많은 실례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래,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내가 도움을 주었던 이에게 도움을 청하자 거절당하고 이미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이는 미안스럽게도 흔쾌히 승낙했던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인간은 참 미묘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참된 인간관계를 많이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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