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에서 나타나는 고백성사의 담론

소개

『외딴방』신경숙의 작품은 애써 외면해오던 열여섯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의 기억은 당시의 사람인 하계숙과의 통화로 인해 나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작품을 통해 그토록 당시를 외면해오던 가장 큰 이유인 희재언니의 죽음을 고백함으로써, 작가는 자신에 대한 총체적인 회상을 할 수 있었다. 외딴 방 이후에는 어린 시절에 얽매였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딸기밭과 같은 대학 시절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고, 우리들까지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존재론적 불안은 그녀의 글쓰기를 촉발시킨 원동력이었지만 그 불안이 타성화되면서 낯익은 풍경의 연출로 이어진다.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금기적 욕망들도 무의식의 창고에 감금되면서 신경숙의 문학적 상상력은 성장을 멈춘다. 이 글은 금기적 욕망의 억압과 한계점에 도달한 상상력을 함께 연관시켜 작가 신경숙이 지닌 문제점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은 궁극적으로 작가 신경숙의 새로운 비상을 열망하는 몸짓이다.
푸코는 감시 구조에 의해서 감시 구조에 복종하게 되는 것은 범죄자만이 아니라 인구 전체라고 주장한다. 감옥에서 고안된 규제 체제는 학교․교회․가정과 같은 다른 영역에로 확장되어 감시는 개인들에게 내면화되면서 자기 감시로 보여지기 시작한다. 각 주체들이 감시받게 되는 과정 중의 하나가 고백이다. 여기서는『외딴방』에서 나타나는 푸코의 고백성사의 담론을 통해 작가 신경숙이 자신의 상처를 소설이라는 형태로 어떻게 승화시켰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주 예민한 작가가, 조곤조곤한 말투로, 힘들게 힘들게 자신의 역사와 싸우는 모습을 글로 담아 공개한 것이다. 자기고백성사란 것이 가질 수 있는 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힘과 그 한계에 대해서. 한 사람의 인생 속에서 자기고백성사가 가질 수 있는 힘과 한계. 한 단위의 역사적 시간 속에서 자기고백성사가 가질 수 있는 힘과 한계. 그건 어쩌면 문학이 가지는 힘과 한계를 고백성사의 담론을 통해 살펴 볼 것이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본문

고백성사의 담론은 푸코가 감시적 사회와 관련지어서 논의했던 유형의 담론이다. 감시적 사회는 여성주의 이론가들이 역시 중요시해오고 있다. 『감시와 처벌』(1979a)에서 푸코는 중세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법률 위반에 대한 처벌방식의 변화들을 검토한다.
신경숙은 치밀한 구성, 현미경적 관찰력으로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전통적이고 낯익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1980년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예컨대 추억과 회상을 즐겨 사용하여 한 인물의 삶을 내재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즉 현재의 삶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들은 심각한 심리적 파문을 일으킨다. 작중인물의 내면에 나타난 심리적 동요는 자유연상의 과정 속에서 그 정체가 밝혀진다. 이 과정에서 신경숙의 독특한 창작방법이 나타난다. 과거를 되돌아본다는 것은 삶을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은 시간의 필연성을 해체한다. 공적․객관적 시간의 순서에 따른 질서는 기억의 과정에서 분해되어 개인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간직된다. 즐거웠던 순간, 행복했던 느낌만이 개인적인 의미로 남겨질 뿐이다. 나머지는 개인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 그 과정에서 미래는 실체를 잃어버린 채 공소한 메아리로서만 존재한다. 미래가 구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비례하여 과거는 더욱 그 부피를 더해간다. 긍정적이 이상적인 모든 것이 시간적 역전을 통하여 이미 과거에 있었던 것처럼 묘사된다.
첫 소설집인<겨울 우화>에서 비롯된 이러한 독특한 창작방법은<풍금이 있던 자리>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

고백성사는 아마도 권력의 작용을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이론일 것이다. 푸코는 고백성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참고자료

· <참고문헌>
· 1) 한국 대표 중단편 소설 50(해방50년 문학평론가 55명이 선정한), 중앙일보사, 1995.
· 2) 최강민, 억압된 금기적 욕망과 쌍생아적 상상력(신경숙론), 인문학연구 권34호, 2002.
· 3) 사라밀즈/역 김부용, 『담론』, 인간사랑, 2001.
· 4) 신경숙 『외딴방1』 , 문학동네, 1996.
· 5) 신경숙 『외딴방2』 , 문학동네,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