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과 감자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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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과 감자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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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봄봄(다림) - 김유정 저
’과 ‘감자 감자 (새문사) - 김동인 저
’는 소설의 상황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른 소설이다. 봄봄이 여러 가지 해학적인 장면과 어수룩한 주인공의 설정으로 가볍고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라면, 감자는 복녀가 환경에 의해 파멸과 타락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읽고 있노라면 속에 돌덩이를 얹은 듯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소설이다. 그러나 두 글 다 읽고 나면 비슷한 찜찜함이 남는다. 너무나도 다른 두 글이지만, 읽다보면 소설 속 인물들이 하나같이 한심하게 느껴짐은 마찬가지이다. ‘왜 이런 일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지? 사탕발림이라는 걸 모르는 건가?’하는 갑갑함과 함께 대신 찾아가 멱살이라도 휘어잡고 시원하게 따져주고픈 마음이 앞선다.
복녀는 왕서방이 백 원에 새색시를 사오는 상황에서도 왕서방의 아니라는 말에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왕서방이 새색시를 들여왔어도 나중에는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어쭙잖은 믿음으로 속에서 들끓는 심술과 질투를 ‘흥’ 한 음절로 아닌 척 자신에게마저 감추어 버린다. 대충으로 읽기에도 왕서방의 속내는 드러난다. 복녀는 잠깐 유희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도 복녀는 모르는 척 자리를 지킨다. 끝판에 직접적인 거부를 당하고 나서야 눈이 뒤집혀 낫을 휘두르다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복녀는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척을 했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왕서방의 말도 안 되지만 유혹적인 거짓말을 믿는 척 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알아챈 내면은 기어이 복녀가 왕서방의 결혼식에 낫을 가지고 숨어들게 만든다.
‘봄봄’의 ‘나’역시 마찬가지이다. 장인이 쉬이 결혼시켜주지 않을 것도 알고 있고, 키나 나이 또한 핑계의 하나일 뿐임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다. 뭉태를 통해 점순이 언니네 데릴사위들의 행적을 들었다면 장인의 속셈이 무언지 모를리 없을텐데, 자신 대신에 울분을 터트려주는 뭉태의 직언도 곧게 듣지 않고 그가 장인에게 원한이 있기 때문이라 치부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