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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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박물관을 읽고
무용지물 박물관은 시험이 끝나고 첫 번째로 본 소설이다. 전에 봤던 다른 소설과 비교하자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예쁜 소설이랄까. 스카이 콩콩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소설이었다. 그렇게 소설이 이끄는 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자니 작지만 깨달음 같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나도 참 갇힌 생각을 가졌구나, 하고 말이다. 도무지 어느 이상으로 새롭게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내 머리는 상당히 굳어있는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메이비’라는 인물이 등장 하였을 때, 처음에는 주인공의 어투나 그를 기억한다는 것을 보았을 때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와 같은 소설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무심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글이 이어졌다. ‘메이비’의 첫 등장은 수염이 얼굴에 2/3가 가려진, 나이보다 훨씬 들어보이는 외모를 가진 사람이다. 물론 남자겠지. ‘메이비’는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인 남자다. 이 매력적인 저음의 보이스를 가진 남자와 주인공은 어떤 관계이길래 주인공은 그를 잊지 못하고 계속 기억해내는 것일까.
주인공은 엉터리 예술가들 사이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의 회사 ‘레스몰 디자인’을 연다. ‘그러게요아가씨’와 단 둘뿐인 작은 회사였지만 그녀는 열심이다. 화자는 담백한 어투로 말하고 있지만 디자인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다. 메이비의 첫 의뢰로 안테나 스피커를 디자인하여 회사가 부흥하게 되어 그의 두 번째 의뢰를 받아들지만 그의 라디오를 듣고는 의뢰를 포기한다. 메이비의 라디오를 들으면서 나와 같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물며 디자이너로서 듣는 그의 설명이 머리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문득 자신의 한계를 보았을 지도 모른다. 사실 소설을 보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라디오는 어떤 형태일까 궁금해졌는데 그 결과가 나오질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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