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무정`

소개

말이 필요없죠.
이광수의 `무정`
참고도서 없는 순수 독후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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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본문내용

중학교 때 이었나보다. 적잖은 독서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던 나는 언제부터인지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질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이르는 에세이집이나 여류작가들의 장편소설을 주로 읽던 나는 이것이 바른 책읽기 방법이 되는 것인지, 책읽기를 통해 단순 쾌감을 가지는 것을 넘어선 ‘교양’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고전’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광수의 무정에서 첫 장면의 형식이 김장로의 집으로 영어교습을 하러 가는 부분만 서너번을 읽다가 그만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지루하고 재미없음.이 간단한 나의 깨달음이었으며,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독서 취향을 괴롭혀서는 안되지 하는 안일한 합리화로 몇 년을 더 보내고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다.
숙제 때문이긴 하였지만 차근차근 읽어나가니, 오히려 재미있는 소설임을 알게 되고 어렵지 않게 상당한 분량을 다 읽어낼 수 있었다. 특히 두 여성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형식의 심리 묘사나, 형식에 대한 영채와 선형의 마음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남자라면 으레 가지고 있을 여성의 정조에 대한 고민이 -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한치의 꾸밈없이 서술되는 과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도 역시나 화가 치밀어오게 하지만, 세밀하게 남성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영채가 평양으로 가고 형식이 영채가 자살한 것으로 오해하면서 이에 대한 갈등은 슬쩍 작품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 조금 아쉽다. (기차에서 영채와 재회하고 영채를 다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할 때는 이에 대한 고민이 없다.) 하기야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기는 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