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 마일 비평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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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인간적 삶’의 박탈로서의 죽음
2. 사회적 통제 기구로서의 죽음
3. 새디즘, 네크로필리아 그리고 죽음
4.초자연적 경험의 가능성
5. 초자연적 경험의 의미
6.너무 긴 ‘그린 마일’

본문내용

1. ‘인간적 삶’의 박탈로서의 죽음
여기에 영화 [그린 마일]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첫 번째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우선 ‘자연적 삶’과 ‘인간적 삶’이 구분되는 데서 발생한다. 인간의 모든 ‘자연적 삶’이, 곧 ‘인간적 삶’은 아니다. ‘인간적 삶’이란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이 사회적 삶에 스스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 제도는 사형수들과 마찬가지로 노인과 병자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제외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비록 그것이 당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사회적 삶을 박탈함으로써, 즉 ‘인간적 삶’을 종결시킴으로써 인위적으로 죽음을 부여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죽음을 배제하는 현대 문명의 산물인 양로원이나 병원은 사회적 관계들로부터 노인과 환자를 서서히 격리시켜 가고, 그들의 삶이 ‘인간적 삶’과 다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사회적 제도인 것이다.
베르너 훅스Werner Fuchs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이 노인들을 방기하거나 내다버리던 관습을 상기시킨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경우 노인과 병자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슬픔은 상실과 방임 그리고 강요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존재(Nicht mehr dabei sein)’로 취급받는 데서 오는 것으로서, 그것은 고유한 자신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사실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교섭 관계’의 약화 내지는 단절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상태는 아직 살아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삶’일 수는 있지만, 더 이상 ‘인간적 삶’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그들이 노인이든 환자든 사형수든 아니면 그 누구든, 그들이 양로원에 있든 병원에 있든 감옥에 있든 아니면 그 어디에 있든, 이미 죽은 자(dead man)들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영화 [그린 마일]의 서막에서 볼 수 있는 죽음의 한 형태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