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포스트 모던 사회와 열린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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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한 민족이나 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전통사회는 근본적으로 종교의 다원성을 용납하기 어려운 폐쇄적인 사회였으며 한 사회 내에는 한 종교만이 비재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되어 있었다. 물론 인도나 중국과 같은 전통사회에 종교의 다원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종교 다원성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중국이 비교적 종교로 인한 심각한 사회 갈등을 겪지 않은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지배적 전통인 힌두교와 유교가 지니고 있는 종교적 관용성과 포용성에 있다고 하겠다.

종교란 보이지 않는 초월적 실재와의 연관 속에서 진행되는 현상이다. 종교의 가시적 요소들, 즉 종교의 외적 구성 요소들은 상징적 가치를 지닌 현상들이며 모두 초월적 실재를 가리키는 창구 역할을 한다. 그것들의 존재 이유는 어디까지나 우리들로 하여금 초월적 세계를 접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일상적 세계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고 세계와 인생을 보다 고차적인 새로운 안목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의 가시적 요소들이 그 자체를 넘어서 목적이 되고 숭배의 대상이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상대적인 것을 절대화하는 우상숭배, 즉 종교의 자기 절대화의 오류인 것이다.
각 종교는 절대적 세계를 열어준다는 점에 있어서 절대성을 지니며, 동시에 그 자체는 어디까지나 역사적 상대성을 면치 못한다는 점에서 각 종교 전통은 상대성을 지닌다. 이런 뜻에서 모든 종교는 상대적 절대성을 지니며, 종교간의 이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각 종교 전통은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자기 초월적 성격을 지닌 것임을 깨달아야 하고 초월적인 것 앞에서 자기 부정의 겸손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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