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시세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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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쓰기에 앞서.

2. 이상의 시 세계
2-1. 「거울」으로 대표되는 이상의 자의식
2-2. 시에 투영된 이상의 삶
2-3. 이상의 건축학 경험과 시.

3. 결론

본문내용

이상에 있어서의 거울은 물리학적 의미를 넘어서서 '또 하나의 나'인 자아를 일깨워주는 심리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시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거울]에서 '거울 밖의 나'는 오성(悟性)이고 거울을 경계로 거울 속의 나는 이성인 것이다. 오성은 자기 허위성과 대상 허위성을 지양함으로서 진리 개념이 출현한다. 이러한 진리는 스스로의 존립과 본질의 추동으로 운동할 뿐 진리의 자유로운 실현에 관여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다만 그 실현 과정을 관망하며 단순한 사실로서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관념과 실제의 의지의 일치 불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 라는, 본래 일치된 하나이면서도 대립하고 있는 자기동일성의 혼란에 빠지고 있다. 보통 남아인 경우는 아빠를 닮고자 하는, 그러면서 자아를 발견하고 청소년기에서 틀을 갖추는 자기 확립이 순조로이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닮고자 할 대상이 없거나, 그보다는 닮고자 할 대상이 너무 많았을 때는 어느 쪽을 닮아야 할지 몰라 혼돈을 일으키게 되고 그 결과 동일성의 혼돈을 체험한다. 이상은 아버지가 큰 집에서 분가할 때 대를 이을 후손이 없었던 큰집의 양자로 남게 되어, 대를 이어갈 유일한 혈통이라는 이유로 할아버지가, 그리고 큰아버지와 친아버지는 [아버지]로서 그를 사랑했다. 어린 나이의 해경의 판단으로는 이 세 사람이 모두 [아버지]로 판단됐기 때문에 어느편도 닮고자 하는 대상을 설정하지 못하는 동일성의 혼돈을 보이게 되었다. 이것은 이상의 시에서 자기동일성의 혼란이 나타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이상은 거울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집안의 장손이며 큰아버지와 친아버지 모두의 기대를 받는 외면의 자신과 친부모에 대한 증오와 애정 결핍, 큰어머니의 극단적인 미움 등에 의한 깊은 정신적 상처를 받은 내면의 자신을 분리시키고 그것을 문학이라는 형태로 표출, 자신의 심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게다가 이상이 유년기 때 심한 자폐증 증세를 앓고 있었다는 것도 성년이 되었을 때 그의 성격-시작(詩作)을 할 때 알게 모르게 자신의 사상과 성격 등이 반영되니까-의 형성에 반영되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거울] 외에도 [오감도] '시제15호' 같은 시의 경우도 거울을 모티브로 하여, 거울 밖의 자아(현실적 자아)와 거울 속의 자아(이상적 자아)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참고자료

· 「이상과 프로이트」(박진환, 자유지성사)
· 「이상전집」(김해경, 을유문화사)
· 「이상」(김용직, 벽호)
· 「이상평론」(한준명)
· 「이상연구」(김윤식, 문학사상사)
· 「한국 현대시 문학의 이해와 감상」(영남어문학회, 학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