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숙의 `암태도
- 최초 등록일
- 1999.02.24
- 최종 저작일
- 19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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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문학으로 만나는 역사 / 28
송기숙의 `암태도'
“바다는 따가운 가을 햇살을 재재발기며 팽팽하게 힘이 꼬이고 있었다. 하늘도 째지게
여물어 탕탕 마른 장구 소리가 날 듯했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
위로는 뭉게구름이 한 무더기 탐스럽게 피어 오르고 있었다.”
목포 서쪽 다도해상에 있는 암태도 앞바다는 송기숙(61)씨의 소설에서 묘사된 바와 여일
했다. 비록 소설이 쓰여진 때로부터 16년여, 소설 속 상황으로부터는 70년 이상의 세월이 흘
러 지나갔고, 달력은 아직 한겨울이라 할 2월 초에 머물러 있었지만, 가을과 겨울의 차이도,
16년 또는 70년의 거리도 그곳의 햇살과 물살과 하늘과 구름을 크게 바꾸어 놓지는 못했다.
다만, 실장어잡이를 위해 바다 위에 띄워 놓은 여러십척의 무동력 바지선들만이 여일한 풍
경에 약간의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을 뿐.
겨울의 오전 7시30분. 목포항의 희붐한 여명을 뚫고 길을 나선 고속 훼리호는 1시간 30분
의 항해 끝에 어김없이 암태도 남강 부두에 닻을 내린다. 부두에 대기하고 있던 암태운수
소속 지프형 택시에 타고 순식간에 집 대문 앞까지 당도한 동네 아주머니는 “아따, 빠르요,
잉. 폴쎄 와부렀소야”라며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소설 속에서 대여섯 시간씩 걸리
기 일쑤였던 것에 비하면 과연 빨라진 것이다. 그토록 길고도 험한 뱃길을 수백명의 섬사람
들이 목숨을 걸고 오고 갔던 70여년 전 그때, 이 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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