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1999.02.12
- 최종 저작일
- 19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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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Reading 9811>
* 생명은 민초들의 바꿀 수 없는 근본 가치관이요 세계관이다. 그것은 삶의 지금 여기에서 사
방 팔방 시방으로 무궁무궁하게 질적으로 확산 진화하는 생명,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한순간 도 외곬로 가지 않고 언제나 음양이 엇바뀌어 음양이 함께 어우러져 순환하며 그 순환이 또한
끝없이 빙빙 돌며 차원을 변화해 가면서 쪼각쪼각 한없이 흩어지며 눈부시게 빛나며 무한 확
충해 나가는 장엄한 생명의 세계관이다.
그것이 바로 안으로 신령이 있고 밖으로 음양의 기화가 있으며 한 세상 사람이 옮길 수 없음
을 각각 아는 그 생명의 세계관이다. 그리고 그 무궁한 움직임을 자기 몸에 모셔 지키는 가치
관이다. 지키며 그 자연스러운 움직임(無爲而化)에 따라 사는 인생관이다. 막아서는 절벽이
있을 땐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고, 돌아갈 수 없으면 수백 수천 년이 걸려서라도 계속 부딪
쳐 깎아내고 뚫어낸다. 그렇게 살다 생명의 이치를 얼푸시 알아 큰 체념에 이르는 민초들의
일상적인 삶, 이 삶 자체가 민초들의 공부다.
이소룡이 어렸을 때부터 피땀으로 익혔다는 쿵후는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민초의 삶
을 체득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그래서 이소룡은 쿵후의 본질을 '생명'이라고 규정하고
'살아 있는 무(無)'라고 단정한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천의무봉(天衣無縫)! 그래서 이소
룡을 무신(武神)이라고까지 부르게 된 것이다. 이소룡은 우당탕탕 요란한 그 멋진 묘기의 절
정에서 자기 공부의 최종단계인 '일묵(一默)'을 보여 준다.
그러나 오늘 내가 거리에서 보는 그 무표정한 민초들의 얼굴에는 그 '일묵'이, 그 이상한 체
념의 적막이 흔해빠졌다. 여기저기 사방에 있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도 단정할 수도
없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시무시한 어떤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표현은 '天'밖엔 없다.
수운 선생이 주문해설에서 시천주(侍天主)의 '천(天)'을 한마디도 설명하지 않고 그대로 비
워둔 까닭을 바로 민초들이 아수라장의 이 이상한 고요 속에서 깨닫는,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고 단정할 수 없는 그 '천(天)', 그 '천(天)'으로부터 내외의 신령기화(神靈氣化)와 각지불
이(各知不移)가 우렁차게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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