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기생충>에 나타난 ‘이웃(Neighbor)’ 연구 (A Study on “Neighbor” in Bong Joon-Ho’s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언어문화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언어문화 / 84호 / 289 ~ 307페이지
· 저자명 : 최은정

초록

본 연구는 <기생충(PARASITE)>에 나타난 ‘이웃(Neighbor)’의 형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살육이 펼쳐지는 마지막 장면의 진정한 의미를 해석하고자 한다. 라캉적 ‘이웃(Neighbor)’의 의미로 살펴본다면, 근세(박명훈)는 사회 · 상징적 가면을 쓰지 않은 비인간적인 이웃이다. 근세는 계획도 없이 지하실에서 침잠하면서 결국 평범한 인간의 얼굴 속에 잠재해 있는 괴물성을 키워나간다. “박 사장 리스펙트”를 외치는 근세의 기괴한 행동은 이러한 괴물성의 출현에 정확히 대응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웃 안의 괴물성을 상징적이게도 기택(송강호)은 홀로 마주한다.
근세가 몰래 박 사장의 저택에 침입하여 기생하고 있듯이, 이웃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침입하여 점차 우리를 잠식해 간다. 그리고 이 이웃은 가면을 벗어던지고 잠재해 있는 괴물성을 언제든 드러낼 수도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이선균)과 그의 아내 연교(조여정)에게 이웃이란, 마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거울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나 자신과 같은 존재이다. 그들은 사회 · 상징적 가면 아래 숨겨진 괴물성을 무시하고, 가면 그 자체가 이웃임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기택은 지하실에서 홀로 이웃 안의 비인간적인 과잉과 조우하였다. 더욱이 기택은 줄곧 가면을 통해 형성된 정체성과 나 자신 간의 불일치로 무력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기택은 사회가 요구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지만 계속 어긋났다. 또한 점잖은 운전기사라는 가면을 쓴 역할에도 벗어날 듯 말 듯 해왔다. 모두가 가면의 속임수에 빠져 있기에, 기택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세계에 위치시키거나 그들에게 전달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기택에게는 자신도 가면의 속임수에 빠지거나, 파괴적인 폭력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장면에서 기택의 살인 행위는 이러한 선택의 결과이다.
더 나아가 마지막 장면은 인간적인 사람은 타자 안의 괴물성을 숨기는 가면일 뿐이며, 오직 이러한 비인간적인 과잉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때만 이웃과의 진정한 공존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모두 안에는 비인간적인 알맹이가 있다는 사실에 직면해야만 하는 것이다.

영어초록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shape of ‘Neighbor’ in <PARASITE>. Through this, we want to interpret the true meaning of the final scene of slaughter. If we look at the Lacanian meaning of ‘neighbor,’ Geun-sae(Myung-hoon Park) is an ‘inhumane neighbor who does not wear a social or symbolic mask.’ Geun-sae sinks into the basement without a plan, eventually developing the monstrous nature hidden in the face of an ordinary human being. Geun-se’s bizarre behavior of shouting “Respect CEO Park” exactly corresponds to the emergence of this monstrosity. And symbolically, Ki-taek(Song Kang-ho) faces the monsters in his neighborhood alone.
Just as Geun-se secretly invades CEO Park’s mansion and lives as a parasite, our neighbors invade without us knowing and are gradually encroaching on us. And this neighbor can throw off his mask and reveal his latent monstrous nature at any time. However, for CEO Park(Lee Seon-kyun) and his wife Yeon-gyo(Cho Yeo-jeong), neighbors are like themselves when they look in the mirror while maintaining an appropriate distance. They ignore the monstrous nature hidden under social and symbolic masks and constantly assert that the masks themselves are neighbors.
Alone in the basement, Ki-taek encountered the inhuman excesses of his neighborhood. Moreover, Ki-taek was always in a helpless situation due to the discrepancy between the identity formed through the mask and himself. Ki-taek tries to fulfill the role of father that society demands, but he continues to fail. He also seemed unable to break away from the masked role of a polite driver. Because everyone is caught up in the deception of the mask, Ki-taek is unable to place his situation in the world or convey it to them. Therefore, Ki-taek has no choice but to fall for the deception of the mask or destructive violence. Ki-taek’s murder in the final scene is the result of this choice.
Furthermore, the last scene suggests that humane people are just a mask that hides the monstrous nature within others, and that true coexistence with neighbors can be enjoyed only when one can look straight at these inhuman excesses. In conclusion, we must face the fact that there is something inhuman inside all of u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