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쿠다무라 사건(福田村事件)>과 학살의 기억 (The Movie and the Memories of Massacr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양대학교 현대영화연구소
· 수록지 정보 : 현대영화연구 / 20권 / 3호 / 7 ~ 26페이지
· 저자명 : 김계자

초록

본고는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2023)을 통해 간토대지진 때 일어난 일본인 학살사건의 배경과 경위를 살펴보고, 사건의 성격을 보여주는 영화 속 장치와 그 의미에 대하여 고찰한 것이다. 일본은 근대화 이후 식민과 전쟁으로 제국주의적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3⋅1 만세운동으로 격화된 독립운동을 탄압하고 조선인을 학살하며 인종주의적 차별담론을 확산시켰다. 시점인물 사와다 도모카즈는 이러한 과정을 조선에서 체험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다시 학살이 벌어지는 모습을 목격한 다. 정부 관헌부터 자경단과 마을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관민이 합세하여 조선인을 색출해 학살하고, 사회주의자들을 불온한 세력으로 몰아 살해하였으며, 가가와현의 피차별부락 출신 행상단을 조선인으로 몰아 참혹하게 학살하는 과정이 영화에 그려진다. 영화는 후쿠다무라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보여주는데, 집단학살이 일어난 배경에 제국주의 국가 이념이 최우선시되는 시대적 분위 기, 군대와 경찰이 학살을 주도하고 자경단이 촌락 단위에서 학살을 수행하는 관민 합작의 조직화된 구조, 사태를 사실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유언비어를 선동하고 집단폭력을 부추기는 신문 미디어의 작태를 담아냈다. 후쿠다무라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가가와 행상단이 조선인으로 오인되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 피차별 부락민을 무시하고 경계해 온 일본사회의 서열화된 차별구조가 불러온 학살이라는 사실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죽음 직전의 공포를 뚫고 일본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구조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외친 절규에서 사건의 본질을 찾을 수 있다.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은 참혹한 집단학살 의 기억을 환기시켜 퇴행하는 역사 인식에 경각심을 일깨운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영어초록

This paper considers the context of the Japanese massacre that occurred during the Great Kanto Earthquake in 1923 through the movie "Fukudamura Incident"(2023), and examines the devices in the movie that show the essence of the incident and its meaning. After modernization, Japan openly revealed its imperial ambitions through colonies and wars, and suppressed the independence movement in colonial Korea. The main character of the movie experienced this process in Korea, and returned to Japan only to witness the massacre taking place again in the chaos of the great earthquake. This movie depicts the process of slaughtering Koreans, driving socialists as disturbing forces, and slaughtering peddlers from a discriminatory village in Kagawa Prefecture. The movie shows how Fukudamura incident occurred in three main aspects: the atmosphere of the times when imperialist national ideology was prioritized, the organized structure of public-private joint carrying out the massacre, and the newspaper media’s behavior of inciting rumors and encouraging mass violence.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Japanese victims of the Fukudamura incident were not killed because they were mistaken for Koreans. It was a massacre caused by the deep-rooted discrimination problem in Japanese society. The movie "Fukudamura Incident" can be evaluated as a work that awakened the regressive historical perception and historical responsibility by evoking the memories of the terrible genocid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