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의 시에 나타난 프랑스 초현실주의의 수용 연구 (A Study on the Aspect of Acceptance of French Surrealism Appearing in the Poems of Kim Chun-su)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외국문학연구 / 71호 / 87 ~ 114페이지
· 저자명 : 조윤경

초록

이 논문은 프랑스 초현실주의가 김춘수의 무의미 시론에 끼친 영향력, 수용 양상을 분석하고, 나아가 김춘수 무의미 시론에 고유한 독자성을 밝히고 있다. 한국 현대시론사에서 ‘무의미시’로 규정되는 김춘수의 시세계는 1950년대부터 그 방법론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무의미 시는 이미지의 비논리적인 돌연한 결합, 관념을 배제하고 일정한 미적 거리를 유지하기, 소리의 반복이나 주문(呪文)과 같은 시어의 사용으로 특징 지워진다. 이러한 그의 무의미시 기법은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색한 프랑스 초현실주의의 이념 및 방법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김춘수의 시는 구상과 추상, 유년시절과 현재를 넘나들면서 상하좌우가 전도된 공간,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간을 드러낸다. 이는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 이미지의 병치 기법의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차이점은 김춘수가 대상들 간의 관계를 지우려고 한다면, 초현실주의는 대상들 간의 관계와 부딪침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시킨다는 점이다.
김춘수는 시어의 의미보다 씨니피앙의 유희에 주목하여, 그것이 촉발하는 반복적인 리듬과 음상의 낯설음을 전면화한다. 이는 초현실주의의 언어유희 및 자유연상의 기제 닮아 있다. 김춘수 시에 나타난 유희정신은 처용, 이중섭, 어릿광대 등 합리적이지 않고 세상에 정면승부하지 않은 채 한 발 물러나 있는 인물들에 의해 강조된다. 그는 이를 통해 역사 앞에 무력한 개인들을 드러내며 다다이즘적인 세계관을 보여준다. 김춘수 시인이 시적 대상들과 거리를 두면서 그들을 응시하고 통찰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 다다이즘의 세계관을 극복한 초현실주의 시인들은 시적 대상과 동일화하면서 실험적, 실천적인 태도로 세상과 정면승부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김춘수의 무의미시는 선배시인인 이상과 조향을 계승하고, 오규원의 ‘날 이미지론’, 이승훈의 ‘비(非)대상의 시’ 등으로 확대되어 후대 시인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며 한국의 초현실주의 계보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영어초록

This paper analyzes the effect of French surrealism on the nonsense poetics of Kim Chun-su and the aspect of acceptance, and reveals the originality unique to the nonsense poetics of Kim Chun-su. Kim Chun-su's poetry focuses on the play of the signifiant rather than the meanings of poetic dictions to bring the repetitive rhythms and the unfamiliarity of sound images triggered by it to the fore. This is analogous to surrealism's mechanisms of plays of language, automatic description, and image juxtaposition technique. A difference is that whereas Kim Chun-su attempts to erase the relationships between objects, surrealism creates new images through relationships and collisions between objects. The spirit of play shown in Kim Chun-su's poetry is emphasized by independent characters who are not rational and do not go head to head with the world but stay one step backward such as Cheoyong, Lee Jung-seop, and clowns. Kim Chun-su's 'nonsense poetry' belonged to the Korean surrealist lineage originated in Lee Sang and affected junior poets to contribute to the expansion and succession into Oh Gyu-won's 'raw image theory' and Lee Seung-hun's 'poetry of non-objec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