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체 고소설과 판소리 서사체의 언어조직 방식 -<구운몽>과 <열녀춘향수절가>를 중심으로 한 시론적 비교 연구-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고소설학회
· 수록지 정보 : 고소설연구 / 19호 / 199 ~ 226페이지
· 저자명 : 김현주

초록

어휘가 선택되고, 생각의 단위들이 결합되고, 담론체계가 인유되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문장체 고소설과 판소리 서사체의 언어 조직상의 메카니즘이 서로 다르게 작동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문장체 고소설의 귀족적이고 예법적인 어휘들은 상층민의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사유체계와 가치규범을 잘 보여주고 있고, 수직적인 유추에 의해 상호함축적인 관계에 있는 생각의 단위들이 결합하여 확대되는 방식은 관념주의적이고 역사적이고 인과론적인 가치를 담기에 알맞은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념적 정향이 지배 이데올로기를 선양하는 데 기울어져 있는 기존의 담론체계를 그대로 인유하는 방식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간에 문장체 고소설로 하여금 지배 이데올로기를 확산 유포시키는 역할을 하게끔 했다고 판단된다. 이에 비해 판소리 서사체의 어휘는 관념성과 추상성이 많이 탈색되고 일상적이고 실물적인 성격이 강화됨으로써 일상적인 호흡을 재현할 수 있게 되었고, 수평적인 연상에 의해 인접한 사상(事象)들이 공간적인 상상력에 의해 결합되는 방식은 평등주의적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장황한 묘사와 파탈적인 재담이 진술되는 데 보다 적합하며, 기존의 담론체계를 수용하면서도 그것을 자기 경험에 의해 새롭게 변용하여 기존의 담론체계를 낯설게 보고자 하는 태도는 판소리 서사체로 하여금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해 순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판단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