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의 발견과 지양 - 도쿄 시기 샤오훙 단편집 『우차 위에서』(1937)의 자전적 리얼리즘 (Recognition and Sublation of Subjectivity: Autobiographical Realism in Xiao Hong’s Short Stories Written in Tokyo)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도시인문학연구 / 10권 / 1호 / 127 ~ 156페이지
· 저자명 : 이현정

초록

본 논문은 샤오훙의 도쿄 시기 단편집 『우차 위에서』에 실린 자전적 서사가 샤오훙의 문학 세계에서 가지는 의미를 탐구하였다. 이 시기의 자전적 서사는 샤오훙의 대표작인 『생사의 장』과 『후란강 이야기』의 사이에 놓이며 두 대표작 사이에서 일어난 변화를 규명할 수 있는 핵심적 작품들이다. 샤오훙이 고독한 유랑생활 속에서 쓴 이 자전적 서사들은 자신의 내면과 존재의 근거를 모색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과거에 대한 기억을 경유하여 외부 세계와의 접점을 찾는 움직임으로 나아간다. 동시에 이 논문은, 1인칭 서사가 객관 세계를 인식하는 매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때의 주관은 객관 세계에 대한 인식 가능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식의 한계를 두드러지게 하는 계기임을 밝혔다. 「가족이 아닌 사람」과 「우차 위에서」의 1인칭 화자는 서술 대상인 하층계급 인물들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도 못하고 완전히 공감하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이기에 이와 같은 서술의 한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와 같은 샤오훙 문학의 의의는 루쉰에서 후펑으로 이어지는 리얼리즘의 계보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주관의 진정성”에 대한 추구로 요약되는 루쉰의 리얼리즘이 후펑에 가서 객관 현실에 대한 “전투정신”을 가진 “강인한 주관”에 대한 요구로 거듭났다면, 샤오훙은 반대로 관찰 대상인 하층계급 인물보다도 더 미약하며 인식의 제한을 지닌 주관을 택했다. 주관을 통해 객관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서도 다시 그 주관을 지양함으로써 그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 바로 도쿄 시기 샤오훙의 자전적 서사에서 발견되는 리얼리즘의 성격이다.

영어초록

This paper explores the literary significance of Xiao Hong’s autobiographical narratives included in On the Oxcart, the collection of short stories written during Xiao’s residence in Tokyo in 1936. Coming between Xiao Hong’s masterpieces The Field of Life and Death and Tales of Hulan River, these narratives are crucial in understanding the stylistic differences between the two masterpieces. Written during the period when Xiao was isolated and displaced in Tokyo, these autobiographical narratives not only helped the author search for the “self” and existential solace, but also urged her to face the external world via her memory of the past. At the same time, however, I argue that while the first person narrators in these narratives mediate the subjective perception of the objective world, the narratives foreground the limits of the subjective perception rather than fortifying the conditions of perception. The first person narrators in both “The Family Outsider” and “On the Oxcart” are young children who do not really understand or sympathize with the lower class characters and thus effectively reveal the limits of narration. The significance of Xiao Hong’s autobiographical narratives can be better articulated when examined in relation to the realist projects of Lu Xun and Hu Feng. While Hu Feng, who has been considered a successful heir to Lu Xun’s pursuit for subjective sincerity in realist literature, called for tenacious subjectivity with “subjective fighting spirit,” Xiao Hong created subjects who are even less privileged than the characters to be observed and are thus allowed deliberately limited capacity for perception. Xiao Hong’s achievement in her realist practice lies in both recognizing subjectivity to open up windows towards the objective world and sublating the subjectivity to reveal its limitation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