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문학의 형성과 작품 세계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28호 / 53 ~ 68페이지
· 저자명 : 김종회

초록

이 글에서 우리가 개괄적으로 살펴본 중국 조선족 문학의 작가들 가운데, 순수한 재만 작가라 할 수 있는 김창걸과 리욱의 경우에는 그 주어진 환경 조건 가운데서 이를 민족의식 및 민족적 서정성과 관련하여 단순 소박하게 형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우리말과 우리의 정서를 살려 이를 작품 창작의 형식으로 구조화하는 일 자체가 힘겨웠던 상황 속에서, 그와 같은 문학적 성과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우리말의 사용과 창작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던 일제 말기의 국내 형편에 비추어보면, 이들이 지키고 있었던 모국어의 생존이라는 문제가 결코 간략하게 넘어갈 수 없는 사항에 해당한다 할 터이다.
김학철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작품 활동을 수행한 중국 조선족 작가이면서, 동시에 한반도의 남북한을 종횡하며 그 문학적 배경을 한껏 확장한 역사 현실의 체험자이자 이를 문학으로 형상화 한 유다른 이력의 소유자였다. 그의 소설은 김창걸이나 리욱의 소박한 문학적 방법론과는 달리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란 명료한 방향성을 갖고 있었고, 이는 그 척박한 시대 현실 속에서 김학철이 지속성 있게 붙들고 있었던 창작 지침이기도 했다. 따라서 중국 조선족 문학을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이라는 범주로 검증해 보기로 한다면, 이 두 유형의 문학을 통할하여 살펴보고 그 변별적 특성을 비교해 보는 보다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강구되어야 하리라 본다.
재외 한국인 중 중국 조선족만큼 민족어를 굳건히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은 드물다.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따라 소수민족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는 일이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는 객관적 상황이나, 독립운동을 계기로 중국을 찾은 조선의 지식인들이 풍부한 인적 자원을 이루었다는 수량적 측면 등이 조선족 문학의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중국 조선족의 민족문화 보존에 대한 주체적 노력은 곧 오늘날까지 이들이 우리말 문학을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하겠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