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활자본 <흥부전>의 특성 (Characteristics of Old‐type Print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판소리학회
· 수록지 정보 : 판소리연구 / 37호 / 221 ~ 256페이지
· 저자명 : 정충권

초록

이 글은 <흥보가>·<흥부전> 전승 양상을 살펴 보기 위한 한 작업으로, 구활자본 <흥부전>의 서사적 특성을 드러내고 그것과 관련된 당대의 수용 맥락을 추론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글이다. 대상 텍스트는 신구서림본 <연의각>, 신문관본 <흥부젼>, 박문서관본 <흥보젼> 등이다.
이 세 이본들 중 특히 신구서림본 <연의각>과 박문서관본 <흥보젼>을 중요시하여 공통 단락들을 추출하여 살피고 그 내용상 특성을 추출해 본 결과 다음 사항들을 알 수 있었다. 흥보의 경우, 심각한 가난으로 인해 갖은 품팔이를 해야 하는 처지와 그의 힘겨운 노력을 형상화하면서 이웃의 도움도 함께 그려내고 있음을, 반면 놀보의 경우는 여타 이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정적 형상을 강화하였으며 놀보박 대목에서는 그러한 놀보의 몰락을 가학적 쾌감을 의도하며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었다. 다만 그러한 놀보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어진 덕을 지닌 흥보에 의해 포용되는 것으로 결말짓고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구활자본 <흥부전>이 연행물이 아닌 독서물, 특히 당대 소설본의 유통과 유사한 맥락 하에 놓이게 된 현상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리라 보았다. 점차 계몽 담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 하에 서적계의 현실 타개책은 대중성을 띤 소설들을 출판하는 일이었다. 구활자본 <흥부전>들에서 흥보 관련 골계적 사건들 및 놀보의 패망을 흥미롭게 그린 것과, 흥보의 힘겨운 노력을 부각하고 놀보의 부정적 형상을 강화함으로써 선악의 대립을 더 선명히 부각시킨 것은 대중성 획득을 위한 한 장치였을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애초의 표면적 주제가 부각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계몽의 빈 자리를 메우는 역할도 했었으리라 본다. 다만 그 가운데에서도 흥보의 어진 덕 및 이웃들의 善은 동포애 및 자선 행위가 권장되던 당시에도 유효한 가치였을 수 있으리라 보았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is the work to review aspects of transmission of <Heungbujeon>, a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view characteristics and the contemporary context of old‐type print <Heungbu-jeon>. The subject texts were Singuseorimbon <Yeonuigak>, Sinmungwanbon <Heungbu-jeon>, and Pakmunseogwanbon <Heungbo-jeon>.
Out of these three different editions, Singuseorimbon <Yeonuigak> and Pakmunseogwanbon <Heungbojeon> were considered as important editions. Common paragraphs and characteristics in the contents were abstracted and the followings were found. It was found that through Heungbo, not only his position that he had to hire oneself out as a day laborer because of poverty but also help of neighbors was depicted. On the other hand, through Nolbo, it enforced negative figure comparing to other different editions, and depicted fall of Nolbo with intentional sadistic pleasure interestingly. However, it concluded with tolerance of Nolbo.
Based on such characteristics, the context of accommodation of old‐type print <Heungbu-jeon> in the beginning of the 20th century was inferred. Relatively enforced confrontation of the good and the evil could show universal ideology of the good triumphing over the evil, and the fall of negative figures could trigger interest of general public. And good neighborhood might be connected with contemporary enlightenment discourse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