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망각 -D. H. 로런스의 어머니 시편과 죽음 시편- (Memory and Oblivion -D. H. Lawrence's Mother Poems and Death Poem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인문학연구 / 47호 / 429 ~ 464페이지
· 저자명 : 윤명옥

초록

D. H. 로런스는 그의 시에서 기억과 망각에 대한 관점을 드러낸다. 기억은 그의 상상력을 촉진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하여 그가 자신의 내면의 언어를 풀어놓도록 자극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를 강력하게 지배하고 그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고착된 고통과 슬픔을 느끼는 디스토피아가 된다. 하지만 망각은 기억의 안티테제로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기억으로부터의 구원자가 된다. 그런데 기억의 디스토피아가 주는 고통과 갈등과 고뇌로부터 그를 편안히 쉴 수 있게 해 주는 약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망각의 유토피아는 죽음을 통해 절정을 이룬다. 말하자면 온전한 망각은 완전한 죽음을 통해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런스에게 기억의 디스토피아는 기억의 전기적 문화사에서 부정적인 특징을 간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로런스가 창작을 하는 예술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록 한 인간에게는 고통과 슬픔으로 얼룩진 시간을 제공하는 기억이 한 시인에게는 창작을 부르는 상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로써 기억의 시작(詩作)을 통해 작품으로 투사되는 어머니의 망령은 늘 현재에 있게 되고, 그것은 곧 그의 작품에서 ‘기억의 시학’이 되고, ‘회상의 시학’이 된다. 결국 오이디푸스의 다에몬(daemon)적인 강력한 에너지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됨으로써 로런스의 작품에서 위대한 모든 것은 어머니와의 싸움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로런스에게 망각의 유토피아는 새로운 자아의 탄생을 창출한다. 그에게 죽음과 탄생은 낡은 자아의 죽음과 새로운 자아의 탄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망각을 통한 새로운 자아의 탄생은 그에게 모든 창조물의 근원인 미지의 것이 자아의 안으로 들어와서 자아를 변화시키고 생명을 회복시키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또한 자아가 자의식에 빠져 고정된 상태로 변화를 거부한 채 생명의 흐름이 차단되어 기계처럼 죽어있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로런스에게 기억과 망각은 인간인 그를 고통과 슬픔 속에 있게 하고 초월을 향한 의지로 불타게 하지만, 그가 예술가라는 관점에서는 궁극적으로 그에게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좀 더 고차원적이고 우주적인 통찰력을 제공하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영어초록

D. H. Lawrence reveals the viewpoints on memory and oblivion through his poems. Memory plays a role as a medium which inspires his imagination and becomes a motive power to help him to pour his inward words out in his work. To Lawrence, memory becomes dystopia which gives him sorrow and pain because it sticks to him as an oedipus complex in his relationship with his mother under her powerful influence which has been built since his childhood. In the meantime, oblivion which is an antithesis of memory, becomes an salvation for him by disconnecting his past from such memory. This utopia of oblivion is like medicine to give him rest from pains, conflicts, and woe. The voyage of oblivion finally reaches its ultimate culmination through death, which is the core of dark and absolute oblivion where the soul at last is lost in utter peace. The sheer oblivion comes to a climax through whole death. However, the dystopia of memory plays a positive role in the point that Lawrence is a creative artist, although it has negative points in the biographical and cultural history of his own memory. For memory which gives the time spotted with pain and sorrow to a human, plays a role of creative imagination to an artist. Through it, the ghost of his mother who is projected in his poetry by the function of memory always exists in the present, and it becomes 'the poetics of memory' or 'the poetics of reminiscence' in his work. Lawrence's daemonic powerful energy of oedipus sublimates into his art. The great thing in his work, therefore, is from his fighting against his mother and his fighting off his memories of the past. The utopia of oblivion also creates the birth of new self because death and birth mean the death of old self and the birth of new self in Lawrence's poetry. By the way, to him, the birth of new self through oblivion means that the unknown which is the root of all created things comes into the self, changes the self, and regenerates the self by giving new life or energy. Also Lawrence rejects that the self in the fixed self-consciousness refuses to change and to be dead like machine, disconnected from the flow of life. In conclusion, memory and oblivion play ultimately vital and positive roles to Lawrence who is an artist, although they give him sorrow and pain and make him burn with transcendental will. For they provide him with high-leveled and universal insights and chances to sublimate them into ar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