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동물’의 장르관습을 활용한 <심청전>의 각색과 그 의미 - 웹서사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를 중심으로 - (Adaptation of Simcheongjeon Through “Isekai” Genre Conventions - Focusing on Web Narrative “I Became the Chef of the Dragon King”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문학연구 / 86호 / 35 ~ 67페이지
· 저자명 : 이채은

초록

이 논문에서는 웹서사 <용왕님의 셰프가 되었습니다>가 차원이동물이라는 장르관습 에 따라 고전소설 <심청전>을 어떻게 각색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았다.
웹서사는 진공상태에서 갑자기 출현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장르문학 속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은 다양한 장르 포뮬러들의 자유로운 교섭과 결합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매체다. 그렇기에 고전소설을 각색한 웹서사 작품들을 분석할 때에도 독특한 장르관습의 실현 양상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모바일 기반 웹서사에서 가장 보편화된 서사문법이자 장르관습 중 하나가 ‘차원이동물’이다. 차원이동물의 주인공은 현실세계에 서 극한 상황에 몰렸을 때 우연히 이세계로 이동하며, 이동한 곳에서 특정한 미션을 반복 적으로 수행하며 영향력을 넓힌다. 또 이계에서 성공한 주인공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 않고 이계에 남아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용왕님>은 차원이동물의 장르규약에 따라 인당수에 빠져 죽을 고비에 처한 심청을 로라시아 대륙의 드래곤 던전으로 이동시키며 서사를 시작한다. 심청은 드래곤과 내기를 수행하기 위해 이계를 모험하며, 조력자를 얻고 영향력을 넓혀나간다. 심청은 조선에서 아버지를 봉양하며 몸으로 체득한 돌봄의 기술들을 이세계에서 펼쳐나간다. 유혈의 전투 공간 던전은 심청이 수행하는 전문적인 돌봄으로 인해 안식의 공간으로 바뀌고, 던전 내 구성원들은 심청이 자신을 돌보듯 심청을 돌보아주는 호혜적 관계를 구성한다.
<용왕님>이 창작되고 서비스된 2017~2023년 사이, 웹서사 장에서는 심청과 같이 던전 안에서 무력이 아닌 돌봄을 통해 성공하는 인물을 내세운 ‘던전 속 돌봄’ 서사가 늘어났다. 이는 기후위기나 팬데믹을 겪으며 인간의 취약성과 돌봄에 대한 의제가 표 면화된 상황과도 맞물린다. <용왕님>에서 재발견된 심청의 인물형상은 단순히 전통 의 계승이라 설명되는 차원을 넘어 웹서사의 동시대적 흐름과 함께 호흡하며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심청전>와 <용왕님>을 통해 대중서사 내에 고금을 초월한 사람 들의 현실적 욕망을 발견할 수 있었고, 현대의 웹서사가 전통적 서사 관습과도 단절되 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문화와 역사를 종횡으로 꿰뚫는 통찰력 또 한 웹서사의 평가와 감상에 필요하다.

영어초록

This study examines the adaptation process of the classical novel Simcheongjeon into the modern web narrative “I Became the Chef of the Dragon King”, where the navver by which traditional narratives merge with contemporary sensibilities to create new meanings is analyzed. Specifically, it closely analyzes how the genre conventions of “isekai narratives,” which are widely utilized in modern web narratives, reshape the storyline of Simcheongjeon, thereby providing insights into how contemporary readers engage with and reinterpret traditional narratives.
First, this study investigates the process by which isekai narratives become a dominant genre convention in Korean web narratives and examines their defining characteristics. Subsequently, the manner by which Simcheongjeon is transformed within “I Became the Chef of the Dragon King” is analyzed based on structural elements of isekai narratives. In particular, as Simcheong undergoes a dimensional transition to a fantasy space—a dungeon—the narrative unfolds around her ability to sustain and nurture others in a new world. The dungeon, which is originally governed by combat and power dynamics, is gradually transformed into a sanctuary through Simcheong’s presence. The narrative emphasizes her efforts to obtain rare ingredients and prepare meals, thus depicting her expertise in food, dedication, and meticulous efforts. Simcheong’s act of nurturing and sustaining those around her through food extends beyond personal caregiving to the broader theme of communal care. Over the past five years, a trend has emerged in Korean isekai narratives where protagonists without combat abilities, such as Simcheong, are transported to dungeons and focus on sustaining and aiding others. The adaptation of Simcheongjeon in “I Became the Chef of the Dragon King” aligns with the recent shift in narrative trends. In the futre, investigations pertaining to the adaptation of classical narratives into web narratives should be actively conducted to understand the relationship between tradition and moderni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