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금동대향로 계룡(鷄龍) 장식의 상징성과 역학사상(易學思想) (The Symbolism and the Thought of Changes(易) in the Gyeryong(鷄龍) Ornament of Baekje Insense Burner)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철학사연구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철학논집 / 49호 / 9 ~ 38페이지
· 저자명 : 정연수

초록

본 논문은 형이하의 고대문물에서 형이상의 사상적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로써 백제금동대향로의 계룡(鷄龍) 장식물을 주제로 그 상징성을 살펴보고 역학사상(易學思想)으로 해석을 시도하였다.
학계에서는 백제금동대향로 상단의 장식물이 봉황을 표상한다는 견해가 주를 이루며 고구려 사신도(四神圖)와 결부시켜 주작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봉황은 한국 고대문헌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우며 용과 봉황이 조화롭게 짝을 이루고 있는 기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또한 주작은 사신도에서 방위상 현무와 짝을 이루기 때문에 용과 짝을 이루는 새를 주작이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필자는 백제가 금계포란(金鷄抱卵)이면서 비룡승천(飛龍昇天) 혹은 회룡고조(回龍顧祖)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계룡산을 배경으로 그 역사가 이루어졌다는 점과 한국 고문헌에서 천계 혹은 금계에 관한 고사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백제금동대향로의 상단의 장식물을 천계(天鷄)로서 금계(金鷄)라고 보았다. 고대부터 금계는 난생설화의 상징물이었으며, 상서로운 신조(神鳥)로서 성세(聖世)나 성군(聖君)을 의미하기도 하며, 위에서 아래로 은혜를 베푸는 의미로써 사면(赦免)을 내리는 징표 등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징성을 지닌 금계 장식은 아래 용 장식과 짝을 이루어 계룡산의 지역적 특성과 조화를 이룬다고 하겠다.
『주역』 「설괘전」에서는 손괘(巽卦)는 계(鷄)를 상징하고 진괘(震卦)는 용(龍)을 상징한다고 설명하면서 두 괘가 짝을 이루어 제시되어 있다. 이에 손괘가 상괘(上卦)고 진괘가 하괘(下卦)인 풍뢰익괘(風雷益卦)를 백제금동대향로 상단과 하단의 계룡 장식에 대비시켜 역학사상으로 풀이해 보았다. 풍뢰익괘는 위에서 개과(改過)하고 아래에서 천선(遷善)하여 하후상안(下厚上安)을 이루는 덕목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풍뢰익괘의 괘상으로 백제금동대향로를 해석하자면, 상단의 계는 개과하여 아래로 알을 낳아 베풀고 하단의 용은 날로 천선하여 위를 섬기고자 하는 형상이니 상하가 서로 통하여 태평성세를 이루고자 하는 정치사상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한편 백제금동대향로 하단의 용 장식이 있는 부분에서부터 향 연기가 금계 가슴의 두 구멍으로 나와서 턱 아래 여의주를 감싸고 피어오르는 부분까지 6부분으로 나누어 건괘 효사의 덕목에 비유하면서, 향로에 어린 군주가 성숙한 성군으로 자라나서 왕도를 이루고자 하는 정치사상이 담겨 있다고 해석해 보았다.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고대문물에서 한국사상의 원형을 탐색할 수 있는 연구 지평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영어초록

This thesis is about the study to discover metaphysical ideological values from physical products of ancient civilization, and aims at examining the symbolism of the Gyeryong ornament of Baekje Incense Burner and interpreting it through the Theory of Changes.
In the academic circles, the main opinion is that the ornament on the top of Baekje Incense Burner represents a phoenix, and some argue that it's Jujak in the connection to the Mural Painting of Four Gods of Goguryeo. However, it's hard to find the origin of a phoenix in the ancient documents of Korea, and it was also difficult to find the record of a harmonious pair of a dragon and a phoenix. Moreover, as Jujak makes a pair with Hyeonmu in the Mural Painting of Four Gods for the sake of bearing, it's unfeasible to argue that the bird in a pair with a dragon is Jujak. I interpreted the ornament on the top of the Baekje Incense Burner as Geumgye as Cheongye in that Baekje's history was unfolded on the background of Gyeryong Mountain in the shape of Geumgyeporan, Biryongseungcheon, or Hoiryonggojo, and in that there are many old stories in the Korean ancient documents about Cheongye or Geumgye. Since the ancient times, Geumgye has been the symbol of the legends of being born from an egg, meant a prosperous age or a good and wise king as an auspicious godly bird, and used as the symbol of amnesty with the meaning of giving mercy from the above to the below. The Geumgye ornament with this symbolism can be seen in harmony with the local characteristics of Gyeoryong Mountain in a pair with the dragon ornament below.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