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 아시헤이(火野葦平)의 「라쇼몬(羅生門)」에 나타난 일상세계－1940년대 ‘라쇼몬 세계’의 시대적 의미를 중심으로- (Everyday World Described in Ashihei Hino’s 『Rashomon』 －Focusing on the Contemporary Meaning of the 1940's ‘Lasyomon Worl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아시아문화연구 / 37권 / 109 ~ 126페이지
· 저자명 : 윤상현

초록

본고는 히노 아시헤이(火野葦平)의 「라쇼몬, <부제> 전설의 1장」(1946)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竜之介)의 「라쇼몬」(1915)을 비교, 분석하여, 라쇼몬 세계에 나타난 지옥적 일상세계가 과거 일회적, 고정적 세계가 아닌 각 시대마다 반복, 재현되는 양상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사실 두 작품 모두가 배경이나 구성면에서 거의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히노의 경우 그가 살던 시대적 상황, 즉 당시 종군작가로 중일전쟁이나 태평양 전쟁 그리고 후쿠시마 대공습, 나가사키 원폭 등의 체험을 통해서 전쟁의 피폐와 인간들의 실상을 묘사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더욱이 기존의 아쿠타가와가 그린 간접적, 관념적 죽음의 라쇼몬 세계가 과거 교토라는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닌, 현재 전쟁 참상에서 직접적, 실증적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히노의 「라쇼몬」은 비록 아쿠타가와의 「라쇼몬」과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헤이안(平安) 시대에서 태평양 전쟁 말기로, 공간적으로 교토(京都)에서 수많은 전쟁 지역으로 확대, 변용시켜 라쇼몬 세계를 재구축하고 있다. 즉 두 작품에 나타난 라쇼몬 세계가 모두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통한 지옥세계를 표현하는 것에는 공통적으로 일치하지만, 아쿠타가와는 『곤자쿠 이야기(今昔物語)』를 원전으로 한 간접적, 상상적 지옥세계라고 한다면, 히노는 자신의 전쟁 체험을 근거로 한 직접적, 현실적 지옥세계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아쿠타가와와 차별된 히노만의 독자적인 새로운 라쇼몬 세계를 재정립한 것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더욱이 히노는 상상의 동물 갓파가 라쇼몬 세계에서 일어난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게 한 결과, 인간의 행위를 타자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간의 비참한 실상과 동물적 에고이즘을 허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히노는 현실에서 재현된 라쇼몬 세계를 비현실화시키고, 동시에 부제 “전설의 1장”에서 보이듯 한낱 전설로 치부함으로써 라쇼몬 세계를 부정하고자 하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히노는 우리 인간들에게 라쇼몬 세계를 영원히 비현실 세계에 가두어 둘 것을 요구한 것인지도 모른다.

영어초록

There were almost same structures between Akutagawa’s 『Rashomon』 and Hino’s 『Rashomon』 in their backgrounds, compositions and characters. However, Hino led a real world to an unreal world as a legend passed down by making imaginary creature appear. The reason might be relevant to the period that Hino lived. Hino experienced war illnesses and miserable sights of human beings by attending the Greater East Asia war, Pacific war and the Japanese defeat as a war writer. And this world was not Akutagawa’s 『Rashomon』 which was abstract, indirect, and a fictional world, On the other hands, in Akutagawa’s 『Rashomon』, hell which is from human’s actions could be otherized by the time difference between past and modern, however, in Hino’s 『Rashomon』, contemporary human’s actions could not be objectified by the time difference. Because of this reason, appearance of Kappa which was not human but imaginary creature was an inevitable choice for Hino to objectify human’s actions.
However, the appearance of Kappa didn’t stop showing the hell from human’s actions. It made human’s selfish nature be recovered. In other words, it should be a legend by letting imaginary creature, not the next generations, look at the hell that is from present human’s actions. That is, we should not find Kappa’s whereabouts appearing at the finish of a work, and confine it to an unreal world permanentl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