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포인트 분석>-근대성과 젠더를 중심으로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영상예술학회
· 수록지 정보 : 영상예술연구 / 6호 / 201 ~ 225페이지
· 저자명 : 한미라

초록

<알 포인트>는 개인들의 기억의 파편을 모아 공식적 역사를 읽어냄으로써 베트남전 참전을 다시 쓰고 있다. <알 포인트>는 베트남전에서 실체도 알 수 없는 여귀와 싸우는 한국군 병사들을 통해 한국군 병사들을 통해 한국 근대화 과정의 폐해를 전쟁의 공포로 압축해서 드러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억압적 근대화 속에서 타자화되고 있는 여성을 ‘베트남’이라는 공간을 통해 재현하고 있다. 즉, 베트남의 ‘알 포인트’라는 한정된 공간을 역사화함으로써 공간적 역사 속에서 시간적 역사를 환원해 내며 근대성과 젠더의 문제에 말을 걸고 있다. 근대성은 종종 합리성과 이성을 바탕으로 남성성과 동일시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며, 자연/문명, 여성/남성, 내부/외부, 정신/물질, 동양/서양 등의 이분법적 대립 구도 속에서 자연, 내부, 정신, 동양 등을 여성에게 위임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타자화 했다. <알 포인트>에서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은, 식민지인으로, 자연으로 그리고 귀신으로의 타자화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처럼 그녀들이 근대성으로부터 배재되었기 때문에, 항상 “어딘가 다른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녀들은 시간의 안과 밖을 전유할 수 있는 저항적 힘을 갖는다.영화에서 베트남을 점령했던 프랑스군, 중국군, 미군, 한국군은 모두 과거와 단절된 시간 속에서 ‘알 포인트’라는 역사적 공간을 선형적으로 전유하고 있다면, 여성으로 성애화된 베트남은 이와는 다르게 반복과 순환성의 논리로 그려진다. 그들은 시간의 흐름에 의해 방해받지 않으며 추상적이고 이성적인 근대의 남성적 기준 바깥에 존재함으로써 그들만의 전복성을 얻어낸다. 여귀는 근대성이 미치지 않는 그 바깥에 남아있음으로 해서 오히려 근대적 억압에 도전할 수 있고 저항할 수 있는 틈을 생산해낸다. 영화적 재현이 단순하게 왜곡된 현실의 반영이 아닌, 그 현실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알 포인트>에서의 근대성과 젠더의 재현은 닫혀있는 결과로써가 아닌, 오히려 의미를 만들어내고 구성하는 능동적인 과정이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도 바로 이 점이다. 본고에서는 <알 포인트>의 근대성과 젠더 재현에 대해 짚어보고, 한국의 가부장제적 근대화가 어떻게 재현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식민지인으로, 귀신으로 타자화 되어버린 여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단순히 근대성에 있어 여성성을 부차적인 것으로 정의내리는 것이 아닌, 좀 더 다의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로, 근대성과 젠더의 재현에 있어서의 불일치하는 ‘틈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전복적 의미를 생성해내고자 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