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제주도 지역의 별급관행과 그 특성 -구좌읍 김해 김씨 가문의 별급문기를 중심으로- (Byulgeub Custom and Characteristics of Jeju During Late Joseon -Focus on Byulgeub Mungi of Gujwa-eub Kimhae Kim Famil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역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역사학보 / 238호 / 267 ~ 297페이지
· 저자명 : 이옥부

초록

이 논문은 조선후기 제주도 지역의 ‘초알일 별급문기’에 초점을 맞춰 혼인한 여성(며느리)을 수급자로 하는 제주도의 별급관행을 검토하고, 나아가 혼인과 상속에서 여성을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논의하는데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 새로 찾아낸 구좌 김해 김씨 김덕경 가문의 방대한 고문서를 비롯하여 제주도 지역의 또 다른 가문들의 고문서들을 분석하였다. 잘 알려져 있듯이 제주도는 부계적 원리와 비부계적 원리가 공존하는 특징적인 가족제도와 친족문화(‘궨당’문화)를 형성한 가운데 여성의 사회 경제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상속과 거래 등 구체적인 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여성들의 위상을 역사적으로 접근한 연구는 사례는 의외로 많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혼인한 여성을 수급자로 하는 초알일 별급의 관행을 규명하는 것은 젠더의 시각에서 여성을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토대로 가족제도 안에서 이들의 위상을 재구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초알일 별급문기는 조선후기 제주도 지역의 혼인과 상속관행을 재구성하는데 유용한 기록물로서, 제주도의 상속관행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하나는 여성(며느리)을 수급자로 한다는 점이며, 또 하나는 이 문서가 혼인 직전이나 직후가 아닌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작성된다는 사실이다. 혼인한 모든 여성은 초알일 별급의 수급자였으며, 이는 가족 위계 내에서 남편이 차지하는 서열(장남 여부)이나 혼인 횟수(재혼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졌고, 심지어 문서의 작성도 의무적인 절차였던 것이다. 이렇듯 초알일 별급이 의례적이면서도 의무적인 관행으로 정착하였다는 사실은 혼인한 여성이 수동적인 수급자에 머무르지 않고 상속에 대한 확실한 미래의 기대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사회경제적 장을 펼쳤음을 시사한다.
한동리에 세거했던 김덕경 가계의 방대한 고문서를 활용하여 가족과 친족의 형성에서 경제적 지형의 중요성을 드러낸 첫 작업을 토대로 이 작업에서는 혼인을 둘러싸고 여성에 대한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통하여 가족과 친족집단에서 여성이 능동적인 대응자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출발에 초점을 맞추었다. 동시에 이 작업은 상속받은 재산의 처분을 통해 여성들이 가족제도 내에서 자신들의 위상을 어떻게 구축해 나갔는가를 밝히는 후속 연구로 확장될 예정이다.

영어초록

This research aimed at reviewing Byeulgeub custom of Jeju island, which took the married women(daughters-in-law) as the receivers, focusing on ‘Choalil Byulgeub Mungi’ of Jeju area during late Joseon, furthermore, discussing the process of acknowledging women as important agents in marriage and inheritance. For this, this research analyzed huge amount of old documents of Gujwa Kimhae Kim Family Kim Deokgyeong family, newly discovered, and the old documents of other families of Jeju area. To investigate Choalil Byulgeub custom will acknowledge women as important agents from gender viewpoint, and contribute to reconstitution of their status in family system based on this.
Choalil Byulgeub Mungi is a useful document to reconstitute marriage and inheritance custom of Jeju area, which well shows the characteristic of inheritance of Jeju island. This document was composed after a certain period, not immediately before or after marriage, taking the women(daughters-in-law) as the receivers. Every married woman was the receiver of Choalil Byulgeub, which was conducted regardless of the order of the husband(whether of eldest son) or number of marriage(whether or remarriage) in family rank. Also they had to compose documents. This way, the point that Choalil Byulgeub was established as a formal and obligatory custom implies that married women exerted efforts in socioeconomic field with definite expectation for future such as inheritance, not mere passive receiver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