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 최인훈 씨, 적도에서 행성의 역사를 발견하다 (Anthropologist Choe In-hoon Discovered the Planetary History on the Equator)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문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현대문학연구 / 74호 / 255 ~ 298페이지
· 저자명 : 장문석

초록

이 글은 최인훈의 『태풍』(1973)을 주변부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노스와 글로벌 사우스의 공존을 위한 원리를 탐색하는 동시에, 인간의 역사를 넘어선 행성의 역사에 대한 재현을 시도한 소설로 독해하고자 한다. 직선적 역사의식에 기반한 개발이라는 문제는 1960년대 한국 사회의 화두였고, 최인훈 역시 한국에서 ‘식민지 없는 개발’의 아포리아를 이론적으로 해명하고자 시도하였다. 최인훈은 한국에서 대가속(Great Acceleration)이 시작되었던 1970년대 초반 소설 『태풍』으로 식민지와 개발의 문제를 다시금 대면한다. 『태풍』은 1940년대 적도의 인도네시아라는 낯선 시공간을 배경으로 ‘인류’로서의 인간을 서사적으로 포착하고 ‘그곳에 있기’라는 인류학적 글쓰기의 이념을 실천한 텍스트이다. 최인훈의 문학적 실천은 『태풍』을 통해 추상적 이론으로부터 사회적 현실로 확장하는 동시에, 행성의 역사라는 재현불가능성의 영역을 포착한다. 『태풍』은 자연의 타자성과 역사의 우연성을 존중하면서 선진국과 저개발국가가 공존하는 세계사의 원리를 제시하지만, 그것을 완미한 근대소설의 양식으로 재현하는 것에는 실패한다. 『태풍』의 서사적 실패는 개인의 내면 및 이동에 기반한 근대소설이라는 양식이 가진 재현가능성의 임계에 닿아 있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attempts to read Choe In-hoon’s The Tempest(1973) as a novel that explores the principles for the coexistence of the Global North and the Global South based on the historical experiences of the periphery, and at the same time attempts to represent the planetray history beyond human history. The issue of development based on a linear historical consciousness was a hot topic in Korean society in the 1960s, and Choe In-hoon also attempted to theoretically explain the aphoria of “development without colonies” in Korea. Choe faces the issues of colonization and development again with the novel The Tempest in the early 1970s, when the Great Acceleration began in Korea. The Tempest is a text that narratively captures humans as “anthropos” against the backdrop of the unfamiliar space and time of Indonesia at the equator in the 1940s and practices the idea of anthropological writing, “Being There”. Choe’s literary practice expands from abstract theory to social reality through The Tempest, while capturing the realm of unrepresentability of planetary history. The Tempest presents the principle of world history in which developed and underdeveloped countries coexist while respecting the otherness of nature and the contingency of history, but fails to represent it in the compelete form of modern novel. The narrative failure of The Tempest has reached the threshold of representability of the form of modern novel based on the interiority and mobility of individual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