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전반 泉氏 가문의 정치ㆍ사회적 復元과 婚姻 (The Political and Social Restoration and Marriage of Cheon Family in the First Half of the 8th Century)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규장각 / 61호 / 323 ~ 354페이지
· 저자명 : 김수진

초록

어떤 가문과 혼인했는가는 결국 그 가문의 위상, 즉 家格을 보여주는 것으로 당대 사회에서 혼인은 서로 비슷한 위상을 가진 가문 간의 결합이었다. 천헌성은 謀反했다는 무고로 죽었고, 보장왕도 謀叛의 혐의를 받고 邛州로 유배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 謀反과 謀叛은 모두 十惡에 속하는 것으로 이 시점에는 고구려 최고 명문 출신인 천씨 가문과 고구려 왕실 출신이라고 해도 혼인 상대로 선호되지 않았을 것이다. 700년 무측천이 제서를 내려 천헌성을 신원하면서 천씨 가문의 복원이 시작되었다. 천은의 훈작을 복구하였고 左玉鈐衛右司階員外置同正員에 제수하였다.
이때 천은과 보장왕의 딸의 혼인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주선한 것은 무주 정권으로 추정된다. 고구려의 멸망 과정과 이후 요동도독으로 임명된 보장왕을 견제하기 위해 남생이 파견되었던 정황 등 저간의 사정을 고려하면 자발적으로 혼사를 추진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보장왕의 외손이자 연정토의 아들로 알려진 안승의 존재는 淵(泉)氏 가문이 고구려에서부터 왕실과 혼인을 맺을 수 있는 가격으로 인정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천은과 보장왕의 딸이 혼인 상대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천비는 갓 두 살에 淄川縣開國男의 봉작을 받고 얼마 되지 않아 淄川(縣開國)子로 진봉되었다. 이어 驍騎尉를 받고 가문의 배경이 중시되었던 太廟齋郎에 선발되었다. 남생의 증손자이자 헌성의 손자인 천비가 훈작을 수여 받고 문음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은 천씨 가문의 복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표라 할 수 있다. 천비는 태묘재랑으로서 현종이 汾陰에서 친사로 거행한 后土祀에 참여하였다. 태묘재랑의 근무 연한을 채운 천비는 簡試에도 합격하여 吏部選院에 銓選을 신청하고 문관 출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종은 즉위한 직후부터 무측천의 정치적 기념비들을 철거하거나 개조하고 새로운 기념비들을 세웠는데 727년에 세워진 천헌성 비도 그 중의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 고종 대로의 회귀를 지향한 현종은 무측천의 천추 조성 과정에서 무고로 죽은 헌성을 현창하고 송덕하는 비를 세워 무측천의 부정을 다시금 강조하는 한편 고종의 寵臣을 추모한 것으로 보인다. 천헌성 비는 천씨 가문이 정치․사회적으로 완전히 복원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이었다. 현종이 인정한 천씨 가문의 후손인 천비가 당 황실의 외척인 왕위의 딸과 혼인한 것은 결코 仰婚이 아닌 門堂戶對의 결과였다.

영어초록

During the reign of the Empress Wu Zetian(武則天), important political figures were eliminated under false accusations. In 692 when Cheon Heonsung(泉獻誠) was executed for a false charge, Cheon family started to undergo hardships after they immigrated to the Tang dynasty. In 700 when Cheon Heonsung was cleared from the false charge, his son, Cheon Eun(泉隱), could enter into the government with the noble title recovered. Cheon family started to regain their political and social status.
The Empress Wu Zetian commanded the funeral of Cheon Heonsung under the government support. In addition, she made Cheon Eun and the daughter of King Bojang(寶藏王) get married. Cheon Bi(泉毖), the son of Cheon Eun and the daughter of King Bojang, was entitled as a noble when he was 2 years old and by the ancestor's virtue he served as an assistant to ancestral rites in the imperial ancestral temple(太廟齋郎). In order to be selected to this duty, the family background was very important and the selected people were young and good-looking men from 15 to 20 years old from noble families. Cheon Bi was married to the daughter of Duke of Taewon Wang Wei(太原公 王暐) while Wang Wei is a grandson of Emperor Gaozong(高宗). Cheon family had a marriage with royal relatives.
It is most likely that the memorial stone of Cheon Heonsung was built by Emperor Xuanzong(玄宗) when Xuanzong ascended and started to remove the political monuments of the Empress Wu and build new ones. The memorial stone of Cheon Heonsung is a symbol which shows the full restoration and recovery of political and social status of Cheon famil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