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근대의 다문화적 체험과 팩션 - 김탁환의 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을 중심으로 - (Multicultural Experiences and Faction in Early Modern East Asia - With a focus on Lee Shim, A Joseon Court Lady in Paris by Kim Tak-hwan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문예비평연구 / 33호 / 257 ~ 286페이지
· 저자명 : 김미영

초록

이 연구는 김탁환의『파리의 조선 궁녀 리심』에 나타난 다문화적 체험 양상을 인물의 특성을 통해 살펴본 것이다. 이 글에서 다문화적 체험은 이질적인 문화의 만남이 생성하는 충격과 반응, 수용양상을 의미한다. 그러한 시기로 근대, 개화기를 주목한 이유는 오늘날 다문화 시대로 진입한 현대의 전사(前史)로서 개화기가 선점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개화기 인물들의 반응 양상은 당시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주의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제국주의의 호전적 성격은 동아시아 변방의 약소국 백성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하였다.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망각의 역사적 인물을 현재에 호명하는 팩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영웅적인 역사적 인물의 서사가 아니라 역사에서 소외되었던 궁녀의 서사이기 때문이다.
다문화적 체험에 반응하는 양상은 상층부 인물과 경계선적 인물, 하층부 인물 등의 특성과 맥락을 같이 한다. 상층부는 개화기의 지배자, 지도자에 해당하는 인물로서 왕비(명성황후), 고종, 김옥균, 홍종우 등이 해당한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와 문명을 수용하면서 오로지 ‘국가 만들기’의 의지에 집중 하고 있다.
경계선적 인물은 주인공 리심이다. 그녀는 비천한 신분에서 궁중 무희, 왕의 여인, 초대 프랑스 공사의 아내로 신분이 격상하면서, 조선 최초로 유럽에 체류한다. 리심이 파리와 탕헤르에서 체험하는 문화적 충격은 오늘날 다문화시대의 체험을 선취하는 것으로서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날 때마다 이방인, 열등국민의 정체성을 확인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아인식, 시선의 확장을 갖는다. 그리고 귀국한 후에는 교육에 헌신한다. 하지만 개화기 제국주의의 팽배 속에서 동아시아 변방의 여성이 취할 수밖에 없었던 ‘자결’은 그녀가 근대의 파르마코스적 인물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층부 인물의 반응은 탕헤르 여인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도자들이 국가 만들기에 급급할 때 하층부의 인물은 실질적으로 백성을 돌보는 구도 행위를 실천한다.

영어초록

This study set out to examine the patterns of multicultural experiences depicted in Lee Shim, A Joseon Court Lady in Paris by Kim Tak-hwan according to the character characteristics. In the study, multicultural experiences signify the patterns of shock, response, and acceptance created by the encounter of heterogeneous cultures. The reason the study focused on early modern times or Enlightenment Period is that it preoccupied the time period right before modern times that entered the age of multiculture.
The patterns of characters' responses during the Enlightenment Period correspond to the flow of imperialism that ruled the world those days. The warlike nature of imperialism was threatening to the people of weak countries along the border areas of East Asia. It is also important for full-scale study to understand the meaning of faction that calls historical figures of oblivion into contemporary times because the work presents the narrative of a court lady alienated from history rather than that of a historic, heroic figure.
The responses of the characters correspond to the characteristics of upper-class, borderline, and lower-class characters. The upper class includes the rulers and leaders of the Enlightenment Period such as the Queen(Empress Myeongseong), King Gojong, Kim Ok-gyun, and Hong Jong-woo. They accept new cultures and civilizations and focus on their determination of "making a nation."In the work, Lee Shim is a borderline character. Starting with a humble beginning, she moves upward to the status of court dancer and wife of the invited French diplomatic minister. She is the first Korean woman that stayed in Europe. The cultural shocks she experienced in Paris and Tanger are significant, preoccupying today's multicultural experiences. Although she is repeated aware of her status as an alien or a citizen of an inferior country whenever she is put in a new place or encounters with a new culture, she paradoxically expands her identity and perspective. However, her suicide shows that a weak woman from a border area was a Pharmakos figure in the Enlightenment Period when imperialism was prevalent.
Finally, the responses demonstrated by the lower-class characters seek out people more realistically than the leaders. They actually take care of people when the leaders are busy with making a natio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