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세 寺院樓亭의 演行 시·공간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공연문화학회
· 수록지 정보 : 공연문화연구 / 13호 / 411 ~ 434페이지
· 저자명 : 최윤영

초록

한국연극사에서 중세는 신라·고려·조선시대로 이어지며, 팔관회·연등회·나례의 유입과 전개 그리고 쇠퇴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본 연구는 중세사회 한 가운데 자리한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중세 사원누정(寺院樓亭)의 공연문화를 조망하고 있다. 한국 중세사회는 무·불·도·유 등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토대로 공연예술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였다. 이들 공연 장르들의 무대공간으로는 궁궐과 사원뿐만 아니라, 산과 강 같은 자연공간 그리고 산수를 배경으로 축조된 누정이 활용되어 다채로운 시·가·무·악·희의 향연이 펼쳐질 수 있었다.
고려시대는 불교문화가 만개했던 시기로 ‘사원’을 핵심공간으로 다양한 공연 장르들이 꽃을 피운 시기이기도 하다. 중세사원은 산세에 둘러싸인 고려의 지형학적인 특성을 토대로 대부분 산에 건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들 사원의 중심전각을 벗어난 풍수 좋은 곳에 사원누정이 축조되어 사색과 휴식·시가의 향유 및 놀이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었다.
사원누정은 가무와 술판을 벗 삼아 묵희풍류를 즐기는 장소였으며, 사찰제영과 같은 한시연행이 성행된 공간이기도 하다. <관동별곡> 등 경기체가로 된 유수한 고려가요들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노래하고 인생의 허무함을 달래고 있다. 이들 시가들은 산사와 사원누정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술과 여악 그리고 잡희가 따랐음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중세사원들 중에서도 영명사는 빼어난 산수와 조망권을 배경으로 축조되어 다양한 연회장소로 사용되었다. 한국 중세사회를 대표했던 사원누정, 연광정과 부벽루는 바로 이 영명사 소속의 누정들이다. 연광정과 부벽루는 수희와 농마희 같은 잡희의 관람석으로도 자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학연화대무, 선잡희 등의 무대공간으로도 활용되었다. 이처럼 사원을 거점으로 한 사원누정에서는 한시·여요·여악·잡희 등을 비롯해 갖가지 공연 장르들이 연출되었다. 나아가 사원누정은 중세 한국 공연문화를 이끈 중요한 공간 중의 하나로 자리할 수 있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