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湖南 시의 吟詠性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한시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한시연구 / 14호 / 55 ~ 99페이지
· 저자명 : 김종서

초록

16세기 호남시단의 시는 정감을 음영하는 서정시로 음영성을 중시하였기에 ‘正音’ 또는 ‘正聲’으로 평가된다. 그들의 시는 시인으로서 천부적 재질과 호남의 풍류적 가락과 소리의 문화, 부드럽고 원만한 자연환경, 그리고 남도인 특유의 흥취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음영성이 강한 서정시로 승화되었다.호남시단의 시들은 정신 경계의 맑음과 흥취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서정시로 당시를 학습하고 실천한 결과물이다. 호남시인들은 기이하고 궁벽한 문자를 쓰지 않고 쉬운 언어로 인간의 정감을 음영한 자연스런 시를 창출해내었다. 이런 점이 과도하게 형식미를 추구하여 음영성이 떨어진 宋風 즉 江西詩派의 시적 지향과는 다른 모습이다. 송풍의 시가 전고를 통한 의경의 확대와 참신하고 기발한 미감을 추구하다 보니 그 소리라는 음악성 문제에서는 거칠게 되었다.그러나 당풍의 시는 정감을 형상화 시키려는 경향성이 강하기에 시를 음영할 때 소리의 미감이 강화된다. 정감을 중시한 호남시단의 시들은 맺힌 데 없이 절로 툭 터지는 부드럽고 시원한 소리의 미감을 준다. 호남시단의 한시에서 소리란 시어의 청각적 심상 표현과 낭송할 때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터져 나오는 소리뿐만 아니다. 오히려 소리란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슬픔과 기쁨 등 다양한 정감이 표출 될 때 울리는 목청의 소리라고 할 것이다.음영성을 중시한 경향 탓에 호남시인들은 율시보다는 절구를 선호하였고, 특히 七言絶句 樂府詩가 많이 창작되었다. 그들의 시는 호방하고 웅장한 남성적 기상의 풍격이 두드러지기 보다는 맑고 담박하며 여성화자의 목소리를 빌린 애상의 시들이 두드러진다. 여성화자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 민족의 근원적 恨哀를 노래하여 중국의 악부와는 다른 우리 민요의 가락과 정감으로 승화시켰다.호남시인들은 단순히 중국의 시 형식을 빌려와 흉내만을 낸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타고난 재주와 문예의식을 발휘하여 시를 엄밀하게 구성하였고, 정감의 질량과 깊이를 강화하여 새로운 발상의 시를 지음으로써, 우리 한시를 중국 시인들 못지않게 미적인 차원에서 격상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