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시의 탈식민주의 연구 (A study on Postcolonialism of Bak, In-hwan(1926～56))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상허학회
· 수록지 정보 : 상허학보 / 15권 / 387 ~ 417페이지
· 저자명 : 정영진

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박인환의 시에서 보이는 탈식민주의 발전과정을 추적하여 그 의미적 모더니티의 구체성을 확보하는데 있다. 박인환은 1926년 태어나 스무 살에 해방을 맞이하였고 청년기에 미군정기와 전쟁을 경험하였다. 그는 등단 이후 모더니스트로서의 자의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폭압적 사회현실에 대응하며 시작(詩作) 활동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그의 모더니즘 시에 대한 평가는 서구적 모더니즘 기준 하에서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그의 센티멘털리즘이 강조되면서 그의 미저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였다. 센티멘털리즘을 서구의 모더니즘과 비교하여 열등한 한국 모더니즘의 표상으로 인식하는 지적인 식민화 풍토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박인환의 시들에서는 뚜렷한 현실인식이 센티멘털리즘과 어울려 시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박인환은 특히 식민국과 피식민국의 관계 안에서 한국의 현실과 세계 역사의 흐름에 주목하였다. 박인환은 식민과 피식민이 식민지공간 안에서 밀착되어 있는 양상을 형상화하는데 성공한다. 제국의 착취와 피착취의 구조가 서로에 어떻게 기대어 있는지를 확인시키며 공간의 시간적 복수성을 통해 서구중심의 진보적 역사관의 부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아가 새로운 제국주의 전략을 세계사적 맥락에서 이해하여 아시아 연대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의 식민상황의 제시를 통해 한국 상황의 각성을 꾀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불어 투쟁할 의지를 관철함으로써 서구 근대 기획이 내재한 폭력적 구도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전쟁 직후 미국여행을 통해 이전에 식민지 안에서 바라보던 제국의 이미지는 제국 안에서 분열된다. 제국 내부의 모순을 마주하면서, 그리고 제국 안에서 개인과 개인의 관계맺음을 통해 견고한 중심부로서의 제국의 허구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타자성을 견지하며 식민/피식민 관계의 문제를 새롭게 확인한다. 이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배제의 원칙을 관철하는 근대기획의 모더니티에 균열을 내는 부정성으로서의 미적 모더니티의 성격을 보여준다. 박인환을 반제국주의로 독해하면 그의 미적 모더니티를 발견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반제국주의적 관점 자체가 근대 기획의 이분법적 발상에 기초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는 체제 내로 재흡수되고 공회전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분법적 기획을 부정하는 미적 모더니티를 확보해낼 수 없다. 박인환 시의 미적 모더니티를 규명하기 위해서 탈식민주의 관점이 요청되는 것은 이 때문이며 이는 또한 모더니즘 시로서의 박인환 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attempts to trace the postcolonial aspects in Bak, In-hwan"s poetry and in turn to establish the concreteness of his aesthetic modernity. In his twenties, he experienced the 1945 Liberation, the American Military Government and the Korean Civil War. Since the entrance of the literary world, he has held self-consciousness as a modernist consistently. Thus, his poetry contains the distinctive recognition of reality and history, specifically the circumstances of Korea and the world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olonizer and the colonized. Bak, In-hwan succeeded in figuring how closely related the colonizer and the colonized were. He also efficiently demonstrated the structure of the persecuter and the persecuted linked each other. Then he criticized the negativity of Eurocentric progressivism by means of the temporal multiplicity of space. The most notable characteristic of his works is to understand the imperialist strategies in the context of the world history and reflect his hope of the solidarity of Asia. In showing the situations of colonies such as Cambodia, Indonesia, he leads us to face the real conditions of Korea. Furthermore, he actively resisted the violent structure immanent in modem project of the West by resolving his will of struggle against Imperialism. However, through the journey of America shortly after the Korean Civil War, this view of his in the Liberation period was changed remarkably. His modified view is that the empire"s images, which had shown inside the colony before, were destructed inside the empire. In other words, he observed the inner conflicts of empire and revealed the falsehood of the empire as the solid center by relating individual with individual inside the empire. Nevertheless, he still considered otherness and reexamined the question of the colonizer/the colonized newly. This provides us the features of aesthetic modernity as negativity which could destruct modern project characterized the principle of elimination by means of the dichotomic thought. The postcolonial attitude of Bak, In-hwan could coincide with his modernist ideal, because he pursued the concrete aesthetic modernity based on historical reali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