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한역(漢譯) 세계지리지(世界地理志) 수용 방식 －조선과 일본에서의 별본(別本) 『곤여외기(坤輿外紀)』와 「칠기도설(七奇圖說)」의 독서를 중심으로－ (The acceptance of world geography compiled by Jesuit missionaries: Focusing on Kunyu waiji and Illustrated the Seven Wonders of the World in East Asia)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일관계사학회
· 수록지 정보 : 한일관계사연구 / 81호 / 65 ~ 96페이지
· 저자명 : 박혜민

초록

이 논문은 1672년 간행된 『곤여도설(坤輿圖說)』을 중국에서 별본(別本) 『곤여외기(坤輿外紀)』와 『우초신지(虞初新志)』 내 「칠기(七奇)」로 재구성 및 단편화하여 유통한 상황을 밝히고 조선과 일본에서의 독서 기록을 통해 서구의 지리학에 대한 수용 방식의 일면을 고찰하였다.
동아시아에서 널리 읽혔던 『직방외기』와 『곤여도설』은 예수회 선교사들의 포교 전략 중 하나로 천주교의 나라들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얼마나 우수한 지를 선전하기 위한 하나의 기획물이었다. 조선에서 『곤여도설』의 상권, 즉 자연지리를 깊이 탐구한 성호 이익을 위시한 남인계열 지식인들의 독서와 토론의 양상은 학술적 측면에서 그들이 서구 지리학에 대응하고자 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러한 학적 경향성은 남인계에서도 서울과 그 주변에 사는 일군의 지식인들에 한정된 학맥 속에서 이루어졌고 보다 많은 이들로부터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한편 『곤여도설』이 이전 예수회 선교사에 의한 한역세계지리지와 구별되는 지점은 원본 그대로 읽혀지기 보다는 원본의 목차, 내용을 모두 해체하여 새롭게 재구성한 텍스트나 단편화한 텍스트가 유통되었다는 점이다. 전자는 별본 『곤여외기』이고 후자는 『우초신지』 내 「칠기도설」이다. 이 두 텍스트의 공통점은 예수회 선교사들의 포교의 목적성, 즉, 서구 지리학의 지적 맥락에서 벗어나 재구성 및 단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집의 형태의 텍스트가 원본 『곤여도설』보다 널리 읽혔다는 것은 동아시아의 많은 지식인들이 서구의 지리학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하나의 ‘지괴류’, ‘박물류’의 인용서 정도로 이해하였던 사정을 반영한다. 『곤여도설』과 원본을 재가공한 텍스트의 존재와 독서 양상을 주목하는 이 작업은 한역세계지리지 수용의 일면을 밝혔다는 데 의의를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영어초록

This thesis examined the process of contents analysis of the new Kunyu waiji edition and extract of the Seven Wonders of the World with reference to Yu Chu xinzhi－a series of collectanea－clarified the process accepted Western Geography in East Asia.
Jesuit missionaries wrote Zhifang waiji and Kunyu tushuo to evangelize the Chinese to Catholicism. They wanted the political, social, and cultural superiority of Catholic countries to be demonstrated to the Chinese through World Geography Record. In Joseon, intellectuals from the Sŏngho school tried to respond academically to Western geography by reading and discussing the natural geography part of Kunyu tushuo. However, this academic trend was limited to those living around Seoul among Sŏngho School and was not supported by other intellectuals.
In contrast, the difference between Kunyu tushuo and other books by Jesuit missionaries is that they were not read in their original format but were distributed as new editions or excerpts. Kunyu waiji is a recently edited book and Illustrated the Seven Wonders of the World in Yu Chu xinzhi is an extract and fragment of a particular subject from Kunyu tushuo. Originally, Kunyu tushuo was organized according to the classification system of Western geography and was written to promote the excellence of Western civilization; but those two books were edited and extracted regardless of this Western academic context. Many people in East Asia liked these two books more than Kunyu tushuo, demonstrating that they understood Western geography as the genre of chuanqi傳奇－tales of strange events－rather than an academic approach.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reveals specific aspects of the spread of Western geography by Jesuit missionaries and the acceptance of East Asian intellectuals in the 17th and 18th centurie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