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본 조태일의 시세계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29호 / 151 ~ 172페이지
· 저자명 : 박몽구

초록

조태일의 초기시들은 독재와 반민주적 횡포에 맞선 저항 정신을 담은 시들이 대부분인 반면, 장년기 이후의 시들에서는 고향으로의 회귀와 자연 사랑을 담은 시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역사적 체험을 새로운 인식으로 전환하여 현실 비판의 시로 형상화하였으며 관심의 영역을 사회에서 자연으로 확대시켜 나갔다. 표면적으로는 두 시세계 사이에 분명한 불연속선이 개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탈식민주의이론을 택하여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조태일의 초기 시세계는 신식민적 현실에서 식민지 잔재의 청산과 매판 세력 척결이라는 주제로 집약될 수 있으며, 시집 국토로 집약되는 중기의 시세계를 통해서는 겉으로는 해방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진정한 주인들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땅에 대한 회복 의지와 묵묵히 그 땅을 지켜온 민중에의 애정을 노래하고 있다. 또한 90년대 이후 후기시 시세계에서는 오염된 자본과 매판 세력의 횡포로 잃어버린 고향을 회복하려는 의지와 인간다운 삶에 대한 복원의 열망을 형상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각 시기 사이에 불연속선이 개재되어 보이지만, 탈식민주의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겉으로는 해방이 되어 있으면서도 낡은 체제와 매판 세력이 엄존하는 현실을 깨치고 진정한 해방을 완성하고자 하는 노력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긴밀한 연관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즉 조태일의 시생애는 참다운 민족 국가, 민족 문화 걸설에의 욕망, 외세와 왜곡된 자본의 개입 없는 인간다운 삶에의 열망을 형상화하는 데 바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장년기 이후의 시편들에서 자연 사랑과 인간 회복의 메시지를 줄기차게 외쳐온 끝에 저항정신이 퇴색하지는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도 하지만, 표면적인 저항만이 아닌 인간 자존의 확립을 통한 스노비즘의 청산 의지마자 보임으로써 민족시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