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담론에서 ‘자연주의’의 의미: 김원룡의 ‘자연주의’와 이일의 ‘범자연주의’를 중심으로 (The Meaning of ‘Naturalism’ in Korean Art Discourse: Focusing on Kim Won-yong’s ‘Naturalsim’ and Lee Yil’s ‘Pan-naturalism’)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미학예술학회
· 수록지 정보 : 미학예술학연구 / 71권 / 118 ~ 136페이지
· 저자명 : 김정은

초록

본 논문은 김원룡의 ‘자연주의’를 중심에 두고 근대 한국미론과 이일의 ‘범자연주의’를 앞뒤로 연계하여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유하는 한국적 자연주의의 구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한국미에 대한 고찰은 개항 이후 근대기에 시작됐다. 야나기 무네요시, 안드레 에카르트, 고유섭은 공통적으로 ‘인위적이지 않음’을 조선 예술의 특성으로 인식하고 이를 곧 자연성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이 ‘인위적이지 않음’, 즉 ‘무작위’의 연원에 대해서는 해석이 조금씩 달랐다. 야나기는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에서 비롯된 불안정한 역사와 이에 적응하면서 형성된 민족성을, 에카르트와 고유섭은 조선의 전근대성을 무작위성의 원인으로 보았다. 김원룡은 근대 한국미론의 핵심 내용을 계승하여 ‘자연주의’라는 용어로 개념화시켰다. 그는 한반도를 평화로운 장소로 규정하고 이로부터 형성된 온화하고 낙천적인 민족성이 자연주의의 원천이라고 보았다. 이일은 김원룡의 자연주의를 한국현대미술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그는 자연주의 개념을 적용하여 단색화를 우리 고유의 자연관을 품고 있는 독자적인 미술사조로 타당화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범자연주의’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이일은 범자연주의의 근원을 사상적 배경에서 찾으면서 도가사상에 주목한다. 이는 현상학적 환원론에 기반하여 표상주의를 비판하던 당대 이우환의 이론에서 받은 영향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여기에 샤머니즘에 대한 회피, 정신성에 대한 강조가 더해지면서 이일의 범자연주의 개념에서 자연의 의미가 다소 모호해졌다. 그동안 민예론적 ‘무작위’와 도가적 ‘무위’가 유사인접 개념으로 섞여 통념적으로 이해되어 오면서 이것이 곧 한국적 자연주의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영어초록

This paper aims to delve into the distinct aspects of Korean naturalism evident in both classical and contemporary art, centered on Kim Won-yong’s “Naturalism” and bridging modern Korean aesthetics with Lee Yil’s “Pan-naturalism” in a chronological framework. Yanagi Muneyoshi, Andre Eckardt, and Ko Yu-seop identified the characteristic of Korean art as “not artificial” and embraced it as “nature.” Yanagi attributed this non-artificial quality to Korea’s adaptation of its national character, shaped by its tumultuous history influenced by the geographical traits of the Korean Peninsula. Eckardt and Ko Yu-seop viewed Korean art’s non-artificiality as a reflection of pre-modern aspects of the Joseon Dynasty. Kim Won-yong discerned the essence of these discourses, defining the features of Korean art as “Naturalism.” He portrayed the Korean Peninsula as a peaceful place, and attributed the mild and optimistic national character to its source of naturalism. Lee Yil expanded Kim Won-yong’s naturalism concept to contemporary Korean art, validating Dansaekhwa as a distinct historical genre embodying our indigenous perspective of nature, coining the term “Pan-naturalism.” Lee Yil traced the philosophical roots of Pan-naturalism, particularly focusing on Taoist philosophy, possibly influenced by Lee Ufan’s critique of representationalism grounded in phenomenological reductionism. The folklore notion of “non-artificiality” and the Taoist concept of “non-action” have been commonly perceived as closely linked ideas, eventually evolving into a recognized form of Korean naturalism.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