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승 시에 나타난 자연물의 상징성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28호 / 149 ~ 168페이지
· 저자명 : 이동순

초록

자연과 인간과 문학은 필연적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누구나 선험적이든 경험적이든 자연을 인식하고 경험한다. 자연을 소재로 한 시에는 자연에 대한 시인의 일정한 해석이 들어 있고, 자연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시 속에는 자연에 대한 삶의 방식도 들어 있다. 그래서 독자는 자연의 상징을 통해 실재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며 새롭게 경험하기도 하는 것이다.
동양은 자연에서 인간의 삶을 읽었고 우주의 천리를 깨달았으며 삶의 원리로 삼았다. 서양에서는 기독교 사상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 물질과 정신을 분리된 것으로 보았다. 이처럼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김현승의 시에 등장하는 소재들을 통하여 외계적인 자연은 동양의 자연으로, 내면적인 자연은 서양적이면서 기독교적인 자연으로 이해해보고자 하였다.
외계적인 자연은 있는 그대로인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말하는 것으로 초기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필자는 이 외계적 자연의 상징적 의미를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 때 당신들은」, 「어린 새벽이 찾아온다합니다」, 「새벽」의 시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쓸쓸한 겨울이 올 때 당신들은」과 「어린 새벽이 찾아온다합니다」는 민족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또한 주인 없는 자연을 인격화 하여 암울한 현실에 대한 비판과 분기를 표출하였다. 「새벽」은 민족의 현실을 ‘새벽’이라는 시간의 자연으로 표상함으로써 시적 자아와 자연과의 조화와 통일을 이루고자 하였다.
내면적인 자연은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닌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서양적이고 기독교적인 자연을 말하는 것으로, 이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는 「눈물」, 「제목」, 「푸라타너스」, 「가을의 기도」, 「겨울까마귀」 등이 있다. 「눈물」에서는 외계적인 자연에서 내면적인 자연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제목」에서는 내면의 자연을 통한 신과 인간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침묵의 목소리와 고독을, 「푸라타너스」에서는 자연과 동행하는 구도의 과정을, 「가을의 기도」에서는 구도자로서 구원에 이르고자 하는 간절한 기도를, 「겨울 까마귀」에서는 시인의 분신인 까마귀를 통한 완전한 신성을 김현승 시의 상징적 의미로 추출하였다.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삶의 원천이면서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세대와 시간을 거치면서도 예술과 시의 대상이 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김현승 시에 나타난 자연물의 상징을 살펴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