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批評論文> ‘동양’ 속에 한국사를 위치짓기 - 이나바 이와키치(稻葉岩吉)의 논의를 중심으로 - (Positioning Korean History Within Tōyō - Special Focus on Inaba Iwakichi’s Studies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역사교육연구회
· 수록지 정보 : 역사교육 / 172호 / 169 ~ 203페이지
· 저자명 : 정상우

초록

이 논문은 20세기 전반기에 활동했던 이나바 이와키치(稻葉岩吉)의 한국 정치사에 대한 연구를 분석하여, 소위 식민주의 역사학이라 불리는 과거 일본인 역사가들이 한국을 한·중·일을 중심으로 하는 ‘동양’에 어떻게 위치지었는가를 고찰한 것이다. 한국사에 나타나는 정치 체제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통시적으로 접근한 이나바의 연구는 당시 다른 일본인 역사가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政體에 따라 한국사를 이른바 ‘중세’, ‘근세’와 같은 보편적 용어를 구사하며 시대구분까지 시도하였다. 그런데 이는 그의 스승인 나이토 고난(內藤湖南)의 ‘당송변혁론’을 한국사에 적용한 것이었다. 나이토의 구상은 귀족정치를 중세, 군주독재정치를 근세, 인민이 정치 주체가 되는 것을 근대의 정치체제로 설정하고, 일본은 메이지유신을 이후 근대 정체를 달성한 반면 중국은 신해혁명을 통해 군주독재정치에서 공화주의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러한 분석틀에 입각한 이나바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중세 사회의 특징인 가족주의에 매몰된 채 19세기까지도 귀족정치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한국 사회를 정체된 것으로 정리한 것일 뿐만 아니라 한국을 동양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로 바라본 것이기도 했다. 즉 19세기 후반에 근대를 달성한 일본, 과거에는 아시아를 주도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도 근세에 머물러 있는 중국, 10세기 이래 귀족정치라는 중세에 머물러 있는 한국이라는 ‘동양’의 청사진을 그린 것이었다.

영어초록

The expansion of the Japanese empire since the late nineteenth century paralleled the nation’s modernization. In this context, the historical research on Korea conducted by Japanese historians since the late nineteenth century until 1945 served a dual purpose: on the one hand, it supported Japan’s colonial expansion; on the other, it established historical studies as a modern discipline, which entailed the creation of Tōyō (Japan’s Orient).
While previous studies on Japanese historiography during that period tended to focus on its function as a tool for supporting Japanese colonialism, they have not paid due attention to its formation as a part of Tōyō (東洋). This paper examines how the Japanese historians conceptualized the notion of Tōyō and the position of Korea within this historical space, through focusing on Inaba Iwakichi(稻葉岩吉)’s work on Korean political history. His study was based on the explanations of Chinese history by his teacher Naitō Konan (內藤湖南). Naitō, a professor of history at Kyōtō Imperial University, explained the Tang-Song transition (唐宋變革) as the evolution from medieval aristocracy to early modern monarchy. Building on this argument, Inaba interpreted that the political system of the Joseon dynasty remained at the stage of aristocracy, emphasizing the familialism that Koreans clung to throughout the Joseon dynasty. Inaba’s research suggests that the theory of stagnation extended beyond the studies on Korean economic history. Moreover, it also shows that Japanese historians positioned Korea as the most backward entity within Tōyō, which mainly consists of Korea, China, and Japa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