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된 식민지와 중층적 시선, 지리산 ―1930년대 여행안내기와 지리산 기행문 재고(再考) (A Study on Mt. Jiri, the Colony ‘on Exhibition’ and the Multi-Layered View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53호 / 127 ~ 154페이지
· 저자명 : 박찬모

초록

1930년대 이후 지리산은 경전북부선의 부설ㆍ연장과 함께 각종 여행안내기에 등장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조선의 고적과 명승지를 발굴ㆍ창출함으로써 일제의 문화통치의 치적을 홍보하고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일제의 적극적인 관광정책이 개입되어 있었다. 그리고 여행안내기는 이러한 정책적 의도를 은폐한 채 지리산의 웅장한 조망과 대학 연습림, 그리고 선교사 휴양촌이라는 시각적 보증을 통해 ‘웅장한 조망과 대삼림의 피서지’로 지리산의 관광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재생산하였다. 이는 ‘눈을 통한 계몽’으로써 식민 지배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던 조선총독부의 식민주의적 문화정책이 관광정책과 그 부산물인 여행안내기에도 투영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지리산이 정형화된 관광 정보에 의해 특정한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서 ‘전시’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관광 이미지에 고착된 것만은 아니었다. 서춘은 규율화된 관광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소비함으로써 부지불식간 일본과 조선을 동양으로 범주화하여 동양의 문명을 과시하는 식민주의적 시선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이학돈은 지리산의 관광 이미지를 열패의 환경결정론을 전유하는 매개로 삼아 민족적 기개를 표명하고, 이은상은 언어학적ㆍ민속학적 방법론을 통해 관광 외적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지리산 고유의 장소성에 천착함으로써 민족적 정체성을 환기하였다. 이는 여행안내기를 통해 형성된 규율화된 관광 정보가 일의적으로 관철되지는 않았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영어초록

Mt. Jiri appeared in all kinds of travel pamphlets since the 1930s with the construction and extension of Northern Gyeongjeon Railroad. The underlying background was that the ruling Japanese introduced active tourism policies to promote the achievements of their cultural ruling and secure the legitimacy of their colonial ruling by excavating and creating Joseon's historical remains and famous destinations. The travel pamphlets to Mt. Jiri repeatedly reproduced its tourism image as a “holiday destination of grandiose views and grand forests” by visually guaranteeing the mountain's grandiose views, experimental plantation of university, and missionary health resort, covering those policy intentions of the ruling Japanese. It clearly shows that tourism and travel pamphlets were used as a means of “enlightenment through the eyes” just like all sorts of exhibitions planned by Government-General of Joseon to increase the efficiency of colonial ruling by visually exhibiting Joseon's civilization that changed since colonial ruling as well as the potential energy of imperial Japan. However, different people took different views of Mt. Jiri as a part of the colonized land on exhibition: some like Seo Chun adopted a colonial view of passively accepting and experiencing the information provided by the travel pamphlets, categorizing both Japan and Joseon into the Orient unconsciously, and boasting the civilization of the Orient, whereas others like Lee Hak-don tried to demonstrate the spirit of Korean people through Mt. Jiri. Still others like Lee Eun-sang attempted to solidify the consciousness of Korean people by tracing their unique cultural relics in the mountain and awakening their origin and protoplasm.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