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의례목(儀禮木)의 종류와 상징 연구 (Types and Symbols of Uiryemok(儀禮木, ritual tree) in 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朝鮮王朝實錄)』)

서지정보

· 발행기관 : 국립민속박물관
· 수록지 정보 : 민속학연구 / 48호 / 29 ~ 68페이지
· 저자명 : 김유진

초록

본 연구는 식물민속학의 일환으로,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수목(樹木)의 현황을 통해 당대의 수목 생활사를 개관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민속적 관념과 종교적 인식이 투영된 특정 수종(樹種)을 ‘의례목(儀禮木)’이라 명명하여 그 종류와 의미를 고찰하였다. 실록은 조선 전 시기를 관통하는 다양한 수목의 용도와 관련된 민속 현상을 찾을 수 있기에 식물민속학적 측면으로도 접근 가능하다. 식물민속학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인식과 생태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다양한 지식 체계 및 생활 양태에 관한 제반 논의를 포함하는바, 본고는 의례용 수목에 담긴 사람들의 사유와 그 활용에 주목하였다.
조사한 결과 실록에 등장하는 나무는 약 74종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각각 종교의례･일상생활･건축･완상 등 다양한 사용목적을 지닌다. 그중에서도 민속적 내용을 살필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로, 연산군이 즐긴 어을어(於乙於)나무와 민가에서 고기잡이용으로 사용한 산초나무, 당시 경내(京內)의 가로수 역할을 하는 나무가 있었던 것과, 옥사(獄舍)를 상징하는 탱자나무를 언급하였다.
한반도는 산림 면적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생태적 환경과 당대인들의 주술적 사고가 복합적으로 얽혀 다양한 수목 신앙이 발달하였다. 특히 조선시대 수목 중에는 각종 의례의 주물(呪物)로 사용되거나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점복의 관찰 대상이 되는 것들이 있는데, 본고에서는 이를 각각 기양의례의 ① 기우목(祈雨木)과 ② 벽사목(辟邪木), 개화의례의 ③ 개화목(改火木), 농경의례의 ④ 지표목(指標木)으로 칭하여 그 의례적 역할과 상징을 살폈다.
첫 번째로, 기양의례에서 기우목(祈雨木)은 버드나무, 벽사목(辟邪木)은 복숭아나무를 대표적으로 다루었다. 이들은 각각 비를 바라는 기우(祈雨)와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액막이의 주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기양의례의 나무는 식물에 초자연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던 당대인의 주술적 사고와 관련된다. 두 번째로, 개화(改火)는 각 절기마다 새로운 불씨를 피워 과도한 양(陽)의 기운을 막고자 한 것으로, 각 계절의 방위와 색깔을 상징하는 개화목(改火木)을 2종씩 서로 비벼 발화[鑽燧]하였다. 이는 음양오행의 조화가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다는 관념을 살필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농경의례의 지표목(指標木)은 농업 활동과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이자, 풍흉과 날씨를 알리는 역할을 하여 당시 자연물을 활용한 전통시대의 지식 체계를 일면 이해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영어초록

As part of plant folklore, this study overviews the tree life history of the time through the classification of trees in 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 and discusses types and significances of the “Uiryemok(儀禮木, ritual tree)”, a certain species that reflects folk concept and religious perceptions.
74 kinds of trees are identified in 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 They are used for various purposes such as rituals, daily life, construction, enjoying, etc. Among various uses, I mentioned some examples to understand their daily lives.
Various tree beliefs have been developed in the Korean Peninsula because of its ecological environment combined with shamanism of the time. Especially during the Joseon Dynasty some of the species were used as a symbol to forecast the famine and plenty of the farming which are ①Giwoomok(祈雨木, a tree used to pray for rain), ②Byeoksamok(辟邪木, a tree that keeps out evil spirits), ③Gaehwamok(改火木, a tree used in ceremonies for making important fires in the country) and ④Jipyomok(指標木, a tree indicative of farm performance and weather).
Firstly, Giwoomok(祈雨木) represents a willow tree and Byeoksamok(辟邪木) represents a peach tree, both used in the rain ritual. They were used as objects of worship hoping for rain and prevent bad energy. They are related to the shamanistic thinking of the time when plants were believed to have supernatural power.
Secondly, Gaehwamok(改火木) was to control excessive yang(陽) energy by setting fire at the beginning of new season. Two types of Gaehwamoks that represents the season’s direction and color were rubbed to light fire. This ritual shows that the idea of harmony in yin(陰) and yang(陽) is directly related to national security.
Finally, as an important symbol of farming and daily life, the Jipyomok(指標木) was used to predict weather. This allows us to understand the nature-related knowledge system of traditional peopl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