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지각과 감수성』(Sense and Sensibility): 중층규정(overeterminatin), 이멘(hymen), 및 기타 결혼문제에 관하여 (Jane Austen's Sense and Sensibility: Overdetermination, Hymen, and Other Marriage Issue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외국문학연구 / 1호 / 335 ~ 349페이지
· 저자명 : 윤혜준

초록

19세기 초에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서 18세기에 태동한 영국 사회소설 전통을 확립한 작가일 뿐 아니라 근래에 와서는 여성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인식되고 있는 제인 오스틴(Jan Austen)의 대표적 장편소설 중, 첫번째로 발표된『지각과 감수성』(Sense and Sensibility, 1811)은『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등의 그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결혼에 관한 소설이다. 첫째로는 물론, 소설의 주된 사건이 남자와 여자의 결혼이라는 문제에 집중되어있다는 면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보다 간접적인 비유적 의미에서도 이 작품은 결혼을 주제로 삼는다는 점, 즉 이 소설이 도덕성, 인격, 성격 등의 '정신적' 문제와 재산권의 향유와 이전이라는 '물질적' 관심을 서로 결합 내지는 결혼시켜 놓은 빼어난 작품이라는 면에서도 그러하다. 레이먼드 윌리엄즈(Raymond Williams)는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에 걸친 영국의 복잡한 사회사 및 정치사를 감안할 때 오스틴의 소설이 놀라울 정도로 통일된 어조와 순전한 도덕적 기준을 제시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Williams 143-44). 윌리엄즈의 주장대로 오스틴의 소설이 갈등에 시달리는 정치사회사로부터 비껴서서 언어적 표현과 내용의 행복한 문학적 결혼을 이룩하고 있다면, 모든 행복한 결혼이 그렇듯이, 그것은 한편으로 살림을 가능케 하는 경제적 자산과 다른 한편으로 성격, 도덕성 등의 '상부구조적인' 인간적 자산의 적절한 조화에 근거해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한 모든 행복한 결혼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이 조화에 내재해 있는, 그리고 이 조화가 함축하고 있는 갈등과 어두운 제약의 그림자들을 이름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 차별에 근거한 전통적 가부장제적 가족관계, 그리고 이를 강화하고 유지하는 핵심적 계약행위인 결혼이라는 제도의 실상과, 동시에 이러한 결혼 제도 등에 밀접히 연결돼있는 특정 경제관계, 즉 사회적 생산관계에서 추출된 이득의 사적 소유를 가족제도를 통해 유지하고, 나아가 결혼으로 맺어지는 두 가족 재산의 재분배 및 결합이라는 이 또다른 결혼의 현실을 오스틴 자신이 그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직시하고 있다. 오스틴이 그리고 있는 자본주의의 현실은 산업혁명의 생산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독특한 방식으로 상대적 독자성을 확보하는 결혼산업 또는 결혼시장이라는 조건속에서만이 남녀의 결합과 결혼이 가능해지는 현실에 담긴 자본제적 질서이다. 적어도 결혼이라는 지극히 처절한 현실을 다루는 문학을 단순한 미학적 기준으로만 가늠하는 것은 기만적 행위이다. 적어도 제인 오스틴에 관한한 이것은 명백히 부적절한 태도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문학적 성취는 바로 이 독특하고도 중심적인 복합규정/중층규정(overdetermination)을 냉엄히 다뤘다는 사실과 나아가 그것을 결혼이라는 운명에 의해서 인간적 의미와 값어치가 정해지는 처녀/여성의 편에서,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뤘다는 사실과 밀접히 관련되어있기 때문이다.

영어초록

Jane Austen's Sense and Sensiblity is a novel about marriage not only in the sense that it ostensibly deals with marriage of the two major characters, Elinor and Marianne, but in that the domain of moral-psychological difference and that of material economic difference are wedded to each other. Although Austen remains silent about the key social issues of her time, her topic, the inevitable termination of young talented girls’ subjective freedom in marriage, merits to be regarded as transcending other historical differences which tend to exclude unmarried girls at the outset. Our attempt here to wed the theoretical problematic of overdetermination/hymen to Austen's mundane narrative of matchmaking finds justification in Austen's own Wedding of the purported (Hegelian) phenomenology of 'sense’ and ’sensibility'with a supremely materialist analysis of the conditions encircling female experience under patriarchy. Overdetermination, as understood in the Althusserian sense of contingent conjunction of alien stnictures, and Derrida's notion of hymen, as a non—incorporating connection of two separate entities, both offer a useful ground for delineating the narrative shape of Austen's novel. What finally emerges is a rigorous meditation of our spinster novelist on the fate of hymen, both in the sense of wedding and in its anatomical sense. Marriage, which so often becomes overdetermined by the dominant patriarchal discourse as the utmost reward meted out by society to deserving girls, is here revealed to be What it actually isi a mere hymen linking the stifled demands of female subjects for self—realizati0n to the indifferent order of material distribution, which, in ttmi, radically deconstructs the male subjects’moral identity as Well.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