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 계몽운동기 敎科書 속의 ‘國民’ 인식 (The "Nation" in the Textbooks in the Enlightenment Period)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 수록지 정보 : 대동문화연구 / 63호 / 263 ~ 299페이지
· 저자명 : 김소영

초록

계몽운동기 ‘國民’에 대한 논의는 일본에 의해 보호국화 되어 식민지와 다름없는 상태에 놓여 있던 大韓帝國의 위기상황에서 진행되었다. 한말 지식인들은 ‘국민’ 형성과 통합을 이루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교육에 주목하여 각종 사립학교를 설립함은 물론이고 그곳에서 사용할 교과서를 저술, 편찬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교과서에는 당시 지식인들의 ‘國民’ 인식과 개념이 반영되어 나타나 있는데, 그러한 인식과 개념 정의는 결국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國民像’으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계몽운동기 국가구성원을 지칭하는 용어로는 ‘民族’, ‘族民’, ‘人民’, ‘臣民’ 등의 다양한 용어가 사용되었지만 ‘국민’이 교과서를 비롯하여, 각종 학회지와 신문 등 인쇄매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교과서에서 ‘국민’은 토지, 주권 또는 정부와 함께 국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설명되었다. ‘국민’과 함께 교과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것은 ‘신민’이었다. ‘신민’은 군주에 대해 절대적으로 충성하고 복종해야 할 의무를 가진 존재로 규정되었는데, 교과서는 바로 “신민으로서 국민”을 창출하려는 지식인들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지식인들이 “신민으로서 국민”을 창출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논리는 사실상 일본의 ‘國體論’과 그 표현과 논리구조에서 유사하다. 즉 황제와 ‘신민’의 관계는 혈연을 바탕으로 하는 한 집안과 마찬가지로, 황제는 한 집안의 家長이며, 황실은 宗家이고, ‘신민’은 가족구성원들이 집안의 가장에게, 그리고 친족집단이 종가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제와 황실에 충성하고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권 상실의 위기 속에 놓여 있던 대한제국의 지식인들은 국권을 회복하고 근대국가를 성립하기 위한 통합 논리 중 하나로 일본의 ‘국체론’과 비슷한 논리를 제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에서 ‘국민’에 대한 정의는 무엇보다 ‘국민’의 의무와 권리, 특히 의무를 통해서 구체화되었다. ‘국민’은 기본적으로 천부인권을 부여받았으며, 생명권, 재산권과 같은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존재로 규정되고 있지만 ‘국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동시에 ‘국민’으로서 일체감과 소속감을 형성하기 위해 부여해야 할 參政權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거나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결국 ‘국민’은 정치적 권한을 보장받지 못한 채 병역과 납세와 같은 의무와 복종만을 강요받고 있었다.
이처럼 1905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보호국으로 전락하고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되자, 조선의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한 그 구성원들인 ‘국민’의 권리도 결코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되었다. 국권을 민권보다 우위에 두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경향이 되어 가면서 국가와 군주에 대한 의무가 개개인의 권리보다 우선시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한말 교과서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교과서에서 ‘국민’은 군주와 국가에 대해 복종하고 충성하며 의무를 당하는 “신민으로서 국민”으로 규정되었던 것이다.

영어초록

The discourse of the "nation" was being seriously progressed in the crisis of Taehan Empire which was protectorate by Japan and almost the same as the colony of Japan in 1905. Korean intellectuals focused on the modern education as the most efficient method to formulate and integrate the "nation", and they wrote school textbooks as well as they founded individual schools. Therefore, intellectuals' the conception of the "nation" was reflected in the textbooks which was connected to the image of the "nation" which they would like to form.
The term of a "Kungmin"(國民, nation) began to be used universally in that period, even though various terms such as a "minjok"(民族), a "jokmin"(族民), a "inmin"(人民, people), and a "sinmin"'(臣民, subject) were used to designated members of state as well. A "kungmin" was explained as a element of nation-state with land and sovereignty or government. A "sinmin" was frequently used in the textbooks with "kungmin", which was prescribed to have duty to be absolutely loyal and obedient to his monarch.
By the way, intellectuals in that period suggested very similar logic and representation to "kokutairon"(國體論, the discourse on the national polity) of Japan so as to formulate "kungmin" as a "sinmin". That is to say, the relation of the emperor and a "sinmin" was the same as a family, so the emperor was a patriarch of a family(家長), and the imperial household was a head of a family(宗家). Therefore, a "sinmin" should be loyal and obedient to his emperor and imperial household just like that a member of a family was absolutely and unconditionally obedient to its patriarch and head of a family. It seems that Korean intellectuals which was in the crisis of losing its sovereignty and independence proposed similar integration theory to Japanese "Kokutairon" in order to restore its sovereignty and establish modern nation-state.
The definition of the "nation" in the textbooks was clarified through the right and especially the duty of the "nation", who was endowed human right by the heavens and has basic right of life and property. However, the intellectuals who wrote the textbooks did not mention or took reserved position on political right which was the most important and should have given to the "people" so as to form national identity and a sense of belonging to nation-state. After all, "nation" was forced to be obedient and carried out duties like military service and taxation without the security of political right.
In this manner, as Taehan Empire was protectorated by Japan in 1905 and almost losing its sovereignty and independence, intellectuals believed that people's rights couldn't been guaranteed without the existence of their country. As it became universal trend that national rights took precedence over people's rights, people's duties was considered more important than individual rights. This perception was reflected in the textbooks, and the "nation" was defined as a "sinmin" who was obedient and loyal to his monarch and nation-stat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