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緣起論으로 본 서정주의 시 (The Poetry of Seo Jeong-Ju in terms of Buddhist philosophy of Karma)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문학연구 / 29호 / 267 ~ 291페이지
· 저자명 : 남정희

초록

이 글에서는 서정주의 시 몇 편을 불교의 연기론으로 살펴보았다. 그가 신라를 동경한 것은 신라를 불교적 상상력이 구현된 세계로 보았기 때문이며, 이는 그를 훨씬 차원 높은 사유를 하도록 이끌었다. 영혼은 죽지 않고 새로운 육신을 얻어 윤회한다든가 영계의 귀신과 소통하고 꿈을 어떤 조짐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사유는 시공간의 확대를 가져오는 것이며, 현실의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여 아등바등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의 불교 이해는 영혼이 영원히 산다는 윤회 정도일 뿐이다. 인과응보와 같은 윤리성을 가르치는 인과율은 그의 시에서 보이지 않는다. 인과율이 빠진 시에서는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독자들에게 제시할 뿐이라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인과율이 빠진 것을 인연이라고 제시한 것은 그의 시의 격조를 떨어뜨림은 물론이고, 그의 삶에서도 체념과 순응의 자세를 갖도록 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삶에서 친일 행위를 하거나 독재에 협력한 아름답지 못한 점이 보이는 것도 전혀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어초록

This paper examines a couple of poems by Seo Jeong-Ju in terms of Buddhist philosophy of Karma. What the poet longs for Silla derives from his vision of Silla as a world embodied by Buddhist imagination and, it seems to lead him to much higher level of thinking. The poet's way of thinking that he communicates with a ghost in the spiritual world and accepts dreams as a symptom brings the enlargement of poetic space and can be seen as the positive aspect of his poems in that the poet is beyond the hectic and trifling matters of everyday life.
His understanding of Buddhism is, however, limited to the Buddhist philosophy of transmigration where a soul dwelling in a new body lasts forever. The ethical aspect of the causality such as a reward in accordance with a deed is hard to find in his poems. The poems lacking of the causality represent readers coincidental actions only thus does not appeal to them. The representation of affinity without the causality naturally degrades the style of his poems and furthermore contributes to his attitude of resignation and adaption in real life. We cannot deny the fact that his pro-Japanese activities during Japanese colonial rule and his conciliatory attitude towards military dictatorship is in a way related to the aforementioned.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