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훈 『정신철학통편』의 예치론과 정치사상 − 정약용 경세론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 (JEON Byeonhun's Theory of Ritual and his Political Philosophy in Jeongsin Cheolhak Tongpyeon)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철학사연구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철학논집 / 79호 / 115 ~ 159페이지
· 저자명 : 백민정

초록

이 글은 서우 전병훈(曙宇 全秉薰: 1857-1927)의 『정신철학통편』 중 정치철학을 중심으로 그의 새로운 관점과 발상을 분석한 것이다. 특히 전병훈이 관심을 표명한 중국고대 제왕들의 추대와 선양 그리고 『주례』「지관사도」에 언급된 향례(鄕禮)의 문제를 19세기 유학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의 경세론과 비교하면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전병훈이 정치철학에서 심각하게 고민한 쟁점은 서구인들이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한 민선제, 민의에 기반해서 이루어진 계약과 법률 그리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적용한 지방자치제였다. 전병훈은 추대론으로부터 민선제의 의미를 탐색하고, 전통적인 향촌의 향례 운영을 유교적 지방자치제의 모델로 재해석하면서 민중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를 부각시켰다. 이 쟁점들에 대한 서우의 발언을 보면 19세기 유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서양학문의 동점을 목도한 20세기 한국 지식인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다. 이 대목에서 서우는 정약용 같은 유교적 경세론자와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관점들을 피력했다. 한편으로 전병훈은 진아(眞我)를 위한 엄격한 자아수련 그리고 효제의 덕목에 기반한 예치를 강조하면서 유학적 전통에서 심화된 대동과 평화, 공존의 세계상을 제시한다. 다른 한편 전병훈은 추대론에서 나아가 민선을 강조하고, 향례를 치자의 계몽적 정치행위가 아닌 민의에 기반한 민약론적인 지방자치제의 모델로 재구성한다. 동서 문명의 정치적 발상을 동시에 숙고한 전병훈의 사유에는, 어느 한쪽으로 귀속시킬 수 없는 독특한 안목과 성찰이 돋보인다. 그것은 불충분하거나 거칠기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동서의 시공간에 속박된 사유의 한계를 넘어 정치란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한 전병훈만의 시야와 전망을 보여준다.

영어초록

This paper analyzes JEON Byeonhun(1857-1927)'s new political views in his work Jeongsin Cheolhak Tongpyeon. In particular, he was interested in the peaceful transfer of political power between emperors in ancient China[禪讓] and The People's Politician Nomination[推戴], and made important comments on the Rituals performed in a local village[鄕禮] introduced in a Chinese scripture called The Rites of the Zhou Dynasty. This article compares Jeon's philosophical perspective with the political stance of his predecessor, Dasan Jeong Yagyong(1762-1836), a senior Joseon Confucian scholar in the 19th century. There are two issues that are at the center of Jeon's political theory. He critically reflected on the popular election of politicians and the system of local government that had been established in the modern West. Jeon compared and analyzed The People's Politician Nomination in Confucian ancient society with the elections by the people in West, and reinterpreted the traditional Rituals performed in local villages in a context similar to the Western modern Social Contract Theory. However, Jeon's ideas represent a unique perspective that cannot be fully explained by either modern political thought in the West or the traditional East. Jeon paid attention to the changing face of the people in the late 19th century and tried to emphasize the voluntary political participation of the people in his new perspective of political though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