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회의록>의 사상적 배경 - 유가 천인합일 사상과의 관련 양상을 중심으로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어문연구 / 25호 / 475 ~ 497페이지
· 저자명 : 홍기정

초록

안국선의 「금수회의록」에 나타나는 교훈적 전언들은 모두, 한편으로는 당시 세태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동시대인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교훈적 전언들은 유교적 전통 사상과 기독교 사상의 영향 아래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작품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물들의 교훈적 주장들이 유교적 전통 관념에 충실해 있으며, 또한 거의 모든 동물들이 '하나님'을 언급하며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어휘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동물들의 발언이 유교와 기독교의 이중적 영향 하에 있다는 판단은 적절해 보였다. 그런데 동물들의 발언 등을 통해 나타나는 이 작품의 기독교 관련 내용들은 사실상 기독교의 기본 교리와 어긋나는 부분이 많으며, 오히려 동양 전통 사상인 유가의 천인합일 사상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다. 예컨대 동물들의 기독교 관련 발언들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경우에서 기독교의 '하나님'이 동양의 '하느님(天)'과 동일시되고, '하나님의 뜻'이 '천지(天地)의 이치'와 동일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논문은 이처럼 「금수회의록」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이 사실상 유가의 천인합일 사상과 혼동되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이에 따라 작품을 재해석하여 세태 비판과 종교적 포교로 양분되는 주제의 이원적 이해를 극복해보고자 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제각각 단편적인 지적들로만 여겨져 왔던 동물들의 교훈적 전언들을 하나의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가치 지향적 전언 아래 정돈하고, 이로써 이 작품이 가르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고자 했다.

참고자료

· 없음